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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책을 읽다 머리가 아파 잠시 켰던 TV에서 나온 것은 넘버스(NUMB3RS)라는 드라마였다.

9시 뉴스 외에는 거의 TV를 보지 않는 편이라 이 드라마가 그렇게 인기가 있는 것인지는 몰랐지만, 의외의 소재 때문에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범죄 수사극이라 눈을 떼지 못했다.

넘버스는 한 천재 수학자가 FBI 수사관인 형을 위해 FBI 고문으로 활동하며 범죄 수사를 풀어간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수학자가 FBI 범죄 수사에 고문으로 참여하는 지 모르겠지만, 극 중에서는 상당히 그럴 듯한 구성을 보여준다. 때때로 억지스러움도 보이긴 했지만, 수학을 통해 범죄 수사를 해결한다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범죄자의 심리를 읽는 프로파일링이나 범죄 현장에서 증거들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 범죄 수사를 풀어가는 등의 범죄 수사극을 상당히 좋아한다. 완전 범죄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런 수사극들은 결론보다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 등장인물들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다. 문제 해결 도중 난관에 부딪혀도 놓치기 쉬운 조그만 증거에서 실마리를 찾아 결국은 문제를 해결한다는 구성을 좋아한다.

넘버스에서는 프로파일링이나 현미경 등을 들이대는 과학적인 분석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칠판과 미적분 등의 방정식이 나오는데, 가끔 눈에 익은 방정식도 나와서 반가웠다. 세상 모든 것을 수학으로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주인공인 천재 수학자의 문제 해결 과정을 따라가다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역시 세상은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는 법! 이들 형제를 도와주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 해주는 것 같다.

아직 24시도 보지 못했는데, 볼거리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