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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6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의 트위터 계정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의 트위터 계정

드디어 우리나라 청와대도 트위터에 입성했다. 오늘 어떤 분이 트위터에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이라고 자신을 직접 그렇게 소개했다.

오바마가 온라인 상에서, 트위터를 통해 선거 운동을 하고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을 보고 국민의 의견을 듣거나 자신의 정책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 멋지게 보였다. 그야말로 열린 정치가 아니겠는가.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정치는 어디까지나 정치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이 트위터 계정을 만든 것을 보니 순간 욱 했다. 자기 소개에서 하는 말이 "트위터가 정부와 네트즌들간의 소통 창구가 될수 있는지 궁금해서 써보고 있습니다." 이다.[각주:1]

소통? 소통이 무엇인가? 지금 청와대에서 소통을 이야기할 수 있는가? 앞으로 변할 것이라고? 일단 먼저 변해라. 그런 후에 소통을 이야기해라. 지금까지 한 것을 봐서는 도무지 그 말을 믿을 수 없다.
소통이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양쪽에 서로 대화하는 것이 소통이다. 한쪽에서 아무리 떠들어봐야 한쪽에서 귀 막고 있는데, 그게 소통이 되는가. 그러면서 소통을 이야기한다. 기가 막히고 한심하고 짜증나고 화만 날 뿐이다.

솔직히 우습다. 남들 다 한다니까 따라서 국민 소통 어쩌고 하며 트위터 계정을 만드는 것도 우습고, 지금까지 하는 행동이나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을 봐서는 전혀 소통을 할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소통을 이야기하는 것도 우습다.

더군다나 이 국민소통비서관이라는 분이 하신 말씀이

"인터넷이 새로운 미디어로 우리사회 민주화에 긍정적 기여를 해 왔지만 지나치게 자유로운 상태에서 부정적 영향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사회적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긍정적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개선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각주:2]

"지나치게 자유로운 상태에서 부정적 영향이 많은" 인터넷 상에서 어떻게 소통을 하시겠다는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설마 트위터도 실명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려나? 이를 거부하면 한국에서도 트위터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을려나? 조만간 트위터에 접속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겠군.[각주:3]

물론 이런 부정적인 생각이 나를 저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만든다는 것은 알고 있다. 소통을 이야기하는 나 자신이 트위터 상에서 청와대 비서관의 계정을 블럭시킨 행동은 적절한 행동이 아니다. 그렇지만, 저들에게는 다섯살짜리 아이가 촛불을 들고 있어도 불법이 된다. 트위터처럼 자유로운 "광장"에서까지 저들의 눈치를 보고 싶지 않다.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이라는 분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다지 의미도 없는 "청와대 비서관의 계정을 블럭하는 행위"는 저들의 눈치를 보고 싶지 않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 이 인용한 말의 오타는 내가 한 것이 아니다.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께서 직접 하신 오타다. [본문으로]
  2. 프레시안 기사 인용 [본문으로]
  3. 물론 지나친 억측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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