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 선언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각

하도 정국이 어수선하니 대학 교수님들이 시국 선언을 하시고 있다. 이렇게 시끄러운데, 저기 위에 있는 분은 이런 상황이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나 보다. 어찌 해야 할꼬. 귀 막고 눈 가리고 있으면 이런 상황이 자연스레 조용해지리라 믿는 것인가?

이번에 대학 교수님들의 시국 선언을 두고 여러 가지 생각이 있겠지만, 대표적인 시각은 아래 두 가지가 아닌가 싶다.

  1. 이런 시국 선언을 하다니 정국이 어수선하고 뭔가 잘못 되기는 했나 보다.
  2. 대학 교수가 몇명인데, 기껏 1/12 정도 되는 교수들이 나와서 시국 선언이라고 하는 것이냐.

첫 번째 시각은 지금 상황을 제대로 바라보거나 혹은 부풀려서 바라보고 있는 사람일 것이고, 두 번째 시각은 속 마음이야 어떻든 이번 시국 선언을 가급적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싶은 사람들일 것이다.

물론 124명의 교수님들이 1700명에 달하는 교수님들 전체의 생각을 반영한 것은 아니지만, 결코 그들의 생각이 작거나 혹은 의미 없는 것이 아닐진데, 그저 소수의 의견이라고 무시할려고 하는 태도가 괘씸하다. 서울대 교수님들 124명의 생각을 소수의 생각이라고 무시하는데, 4000만 국민 중 400만이 저런 이야기를 해도 무시하겠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국가 정책을 결정하는데, 다수의 의견을 따라갈 수 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는 건 그 소수를 깔보고 있다는 말 밖에 되지 않을 것 같다.

국민을 무시하는 대통령과 정부. 지금까지 반신반의 했지만, 이번 일을 보고 확실히 깨달을 수 있다. 대통령과 정부는 그들이 듣고 싶은 소리만 듣고, 듣기 싫은 소리는 철저히 무시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게 지금의 대한민국 대통령과 정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