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에 해당되는 글 3

  1. 2009.12.09 아이폰이 뭐길래 … 14
  2. 2009.08.15 티핑 포인트 2
  3. 2009.07.14 난립하는 앱스토어 9

아이폰이 뭐길래 …

난 이미 아이폰을 샀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는 지도 모르지만, 요즘 주위에서 들리는 말이나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들을 보면 아이폰에 대한 반감이 생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해 아이폰이라는 전화기에 반감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아이폰을 사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는 것이나 아이폰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생각에 대한 반감이다.

얼마나 아이폰이라는 녀석이 이슈가 되었으면 이런 기기에 대한 관심도 없는 사람들조차 아이폰을 이야기하며 언론매체에도 수시로 나오는 것이 아이폰에 대한 기사들이다.

우리나라 통신시장을 보면 이번 아이폰이 가지고 온 변화들, 그리고 앞으로 이끌어낼 변화들이 상당히 크기는 하다. 그동안 국내 업체들에서 이끌어내지 못했던 여러가지 이슈들을 아이폰이라는 녀석이 들어옴으로 수면 위로 끌어올렸고, 이런 이슈들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이미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아이폰의 국내 판매는 큰 일임에는 분명하다.

그리고, 아이폰이 지금까지 국내에 나온 스마트폰들에 비해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는 것에도 동감한다. 멋진 UI와 만족스러운 터치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훌륭합 조합 등 아이폰에 대해 흠 잡을 것보다는 칭찬해줄 것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덕분에 국내 기업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성능 좋은 하드웨어만으로는 이제 팔아먹기 힘들 것이기 때문에 이래저래 고민들이 많지 않을까 싶다.

직접 아이폰을 써보거나 아이폰을 만져본 사람이라면 아이폰이 좋다는 데는 다들 공감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폰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과도한 추켜세움이나 심하게 표현해서 아이폰을 찬양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짜증이 난다. 아니, 혼자서 좋아 끌어안고 자든 그런 것은 상관이 없는데, 그런 생각을 다른 사람에 강요하는 경우를 보면 불쾌하다. 가끔은 이런 것들로 인해 서로 얼굴 붉히는 일까지 생기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다.

왜 그래야 할까? 내가 좋아한다고 다른 사람들도 반드시 좋아해야만 할까? 결국 이 이야기도 다른 사람과 내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왜 우리는 우리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해야만 직성이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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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포인트

하나의 작은 생각 혹은 현상, 행동이 극적으로 폭발하여 큰 흐름, 즉 커다란 유행으로 바뀌게 되는 순간이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이다. 이 책에서는 어떻게 해서 작은 생각들이나 행동들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유행이 되었는지 다양한 예를 들어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팔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가 유행이 되기를 바랄 것이다. 그래야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줄테니까. 하지만, 어떻게 해야 제품과 서비스를 유행시킬 수 있을까? 이 책은 이 질문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해결책을 제시해준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항상 옳은 진리란 없다. 간단한 산술처럼 "1 + 1 = 2" 와 같이 명쾌한 답이 나오는 문제는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수 많은 문제들 중에 아주 작은 일부분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1 + 1" 또한 2가 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항상 옳은 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른다.

마케팅에서도 마찬가지이리라. 갖가지 경우에 대해 항상 옳은 방법은 있을 수 없다. 이전 시도에서 좋은 결과를 얻은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이번에는 아주 미미한 효과를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어떻게 하면 최대의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이것은 마케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는 고민이리라.

"티핑 포인트"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많은 방법들 중에 효과적인 하나의 방법을 찾게 될 지도 모른다. 물론 이것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찰과 고민의 결과이겠지만,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은 이 책에서 "티핑 포인트"는 아무렇게나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 몇 가지 규칙이 필요하고 이것은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았다. 이 규칙은 '소수의 법칙', '고착성 요소', '상황의 힘' 이다. 이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때 큰 유행을 만들 수 있게 되고 상품이나 서비스는 큰 성공을 이루게 된다.

티핑 포인트의 3가지 규칙, 즉 소수의 법칙, 고착성 요소, 상황의 힘은 전염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다. 이 법칙들은 어떻게 티핑 포인트를 만들 수 있는가에 관한 지침으로, 여러 가지 당혹스러운 상황과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전염의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티핑 포인트",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혹희 옮김, 21세기북스, 38쪽.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하나의 사실이 있다. "150의 법칙"이라는 것으로, 이것은 우리의 사회적 수용 한계를 말한다. 즉, 하나의 집단이 효율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의 수가 150을 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장류의 신대뇌피질의 크기와 두뇌의 크기의 관계, 그리고 몇 가지 사회적 실험과 관찰에 의해 밝혀진 것인데, 이를 회사나 조직 구성에 적용한다면 썩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150이라는 숫자는 진정으로 사회적인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개인적인 숫자를 나타내는 것 같다. 이런 종류의 관계는 그들이 누구인지 그들이 우리와 어떤 관계인지 알고 있는 그런 관계이다. 술집에서 우연히 마주치게 되었을 때 초대받지 않은 술자리에 동성해도 당혹스러워하지 않을 정도의 숫자이다.

"티핑 포인트",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혹희 옮김, 21세기북스,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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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립하는 앱스토어

요즘 앱스토어라는 걸 만드는 것이 유행인가 보다. 여기서도 저기서도 앱스토어 만든다고 만들었다고 연일 알리고 있다.

이렇게 늘어나는 앱스토어를 보고 있으니 씁쓸하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면, 유행에 뒤쳐지면 왕따를 당하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 시장성이 보여서 앱스토어를 만드는 것인가? 왜 내 눈에는 그냥 보여주기 위한 앱스토어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을까. 사용자나 개발자를 위한 앱스토어가 아니라, 그냥 보여주기 위한 앱스토어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계통에서도 그렇지만, IT 산업도 유행에 참 민감하다. 어디서 성공했다 싶은 아이템이 있으면 우르르 몰려들어 그걸 따라한다. 도무지 자기 철학이 보이지 않는 그저 유행만 쫓는 행동들이 많이 보이는 곳이 IT 업계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늘어나는 앱스토어들, 과연 몇년 후에 남아있는 혹은 제대로 운영되는 앱스토어가 몇개나 있을까?

개발자들만 불쌍하다. 남들이 한다니까 윗사람들은 우리도 저거 만들자 한 마디 하면 끝이겠지만, 그걸 기획하고 개발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죽을 맛일까. 뻔히 그걸 개발하는 사람들도 자신들이 개발하는 것이 가치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 것이다. 그럼에도 만들라고 하니까 만들 수 밖에.

창의적인 작업들 혹은 가치 있는 일을 할 때 사람의 마음은 행복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일, 실패할 것이 보이는 일을 하게 되는 사람들의 심정은 어떨까. 돈 받고 하는 일이니 지금 하는 작업들이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상관 없다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이런 경험들이 어떤 가치를 갖게 될까? 이런 앱스토어를 만들었다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나 개발자 입장에서 발전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까. 좋게 생각하면, 세상에 어떤 일도 무의미한 일은 없을꺼다. 이런 삽질조차도 나중에 어떻게 도움을 주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리라. 그래도 좋게 보이지 않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