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에게 "오빠"라는 호칭은!

어렸을 때부터 여동생 한 명 있는 것이 소원이었다. 이건 희망 사항으로 끝났고, 오빠라는 호칭을 처음으로 들었던 것은 대학 들어가서였다.

지금은 어떨런지 모르겠지만, 당시 우리 학교 여학생들은 나이 많은 남자 동기나 선배들에게 보통 "선배"라는 호칭을 썼고, 가끔 "형"이라는 호칭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과 여자 동기들 중 몇 명은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우어! "오빠"라는 호칭을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짜릿! 감동! 그 자체였다.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비교적 성별의 구분을 명확히 하는 나로서는 여자에게 듣는 "형"이라는 호칭은 거북하다. 물론 그런 생각을 밖으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그다지 듣기에 좋지는 않다. 여자들의 경우 남자들에게 "오빠"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면 아마 극진한 대접을 받게 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내 경우는 그렇다. :-)

어느 순간부터 "오빠"라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불쌍해. 아마 이제는 "오빠"라는 소리를 듣기는 힘들겠지.

남자에게 있어 "오빠"라는 호칭은 각별한 것 같다. 여자가 "오빠"라고 불러주면 많은 남자들은  쓰러진다. 아마 남자치고 "오빠"라는 호칭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왜 남자들은 "오빠"라는 호칭을 이렇게 좋아하는 것일까? 설마 나만 좋아하는 건가?

내가 여자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여자분들의 생각은 모르겠지만, 여자들의 입장에서도 "오빠"라는 호칭은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 것 같다. 단순히 아는 사람 중에 나이 많은 사람을 "오빠"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친하다고 해서 무조건 "오빠"라고 부르지도 않는 것 같다. 이것도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오빠"라는 호칭에 뭔가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는 듯 보인다.

"오빠"라는 호칭은 남자들에게나 여자들에게나 호칭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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