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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2 보랏빛 소가 온다
  2. 2009.10.21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5
  3. 2009.10.18 창업력 15
  4. 2009.10.14 위대한 생각들 2
  5. 2009.10.10 뮤지컬을 꿈꾸다
  6. 2009.10.08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2
  7. 2009.10.02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전략 2
  8. 2009.09.27 설득의 심리학 2
  9. 2009.09.22 유쾌한 심리학
  10. 2009.09.15 The Link 4

보랏빛 소가 온다

널리고 널린 것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이다. 조금 과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지만, 서점에 가보면 마케팅이나 광고, PR에 대한 책들은 참 많이 보인다. 이 많은 책들 중에 그래도 돋보이는 책은 있기 마련이고,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도 이렇게 돋보이는 책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마케팅이나 광고, PR 등에 대해 아는 바가 적기 때문에 이왕이면 좋은 책을 골라 읽고 싶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서평 등을 참고해서 읽을 책을 고르는데, "보랏빛 소가 온다"는 2004년에 나온 책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좋은 평을 받고 있다. 나야 뒤늦게 이 책을 보았지만, 이미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책이 아닐까 싶다.

처음 이 책을 고르면서 "왠 보랏빛 소?" 라고 생각했다. 책 표지 또한 보라색이다. 거기에 은박으로 소 한 마리가 그려져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보랏빛 소(Purple Cow)는 무엇일까? 마케팅에 대해 많이 알거나 눈치 빠른 분들은 눈치 챘겠지만, 난 본문을 읽기 전까지 보랏빛 소가 뜻하는 바를 알지 못했다.

마케팅 분야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용어 중에 5P라는 녀석이 있다고 한다. 이건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보통 제품(Product), 가격(Price), 촉진(Promotion), 포지셔닝(Positioning), 선전(Publicity), 포장(Packaging), 회람(Pass-along), 허락(Permission) 등이라고 한다. 즉, 마케팅 분야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요소들을 열거해보면 앞 글자가 P로 시작되는 용어들이 많다.

세스 고딘은 이제는 이러한 P 요소들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새롭게 주장하는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보랏빛 소(Purple Cow)"이다. 소 떼 수백 마리의 무리에 보랏빛 소가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그 보랏빛 소는 금방 눈에 띨 것이고 사람들에게 강한 인상을 줄 것이다. 이 보랏빛 소의 핵심은 "리마커블(remarkable)"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 리마커블한 것은 무엇일까?

리마커블(remarkable) -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worth talking about)는 뜻.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보라빛 소다. 따분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invisible). 그건 누런 소와 같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17쪽.

"리마커블(remarkable)"이 P로 시작했다면 "보랏빛 소(Purple Cow)"라는 말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즉, "보라빛 소(Purple Cow)"는 새로운 P 요소를 만들기 위해 생겨났다.

요즘처럼 광고 매체가 다양해지고 정보가 쏟아지는 세계에서는 새로운 제품을 광고하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세스 고딘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과거의 법칙은 이랬다.

안전하고 평범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위해 위대한 마케팅과 결합하라.

새로운 법칙은 이렇다.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38쪽.

그렇다. 이제는 평범한 제품은 아무리 많은 광고비를 들여 광고하더라도 사용자들에게 감동을 주지 못한다. 물론 아직도 이런 광고 효과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비하면 광고 효과는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제는 사용자들의 눈에 띄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디자인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저 그런 제품을 만들어 광고비를 들이느니 그 돈을 개발비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스 고딘은 대다수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품보다는 소수를 노린, 즉 틈새 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요즘 대세는 틈새 시장이다. 다수를 위한 제품보다는 소수를 위한 제품이 더 잘 팔리고 더 성공하고 있다.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을 만들지 말라. 왜냐하면 그런 제품은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니니까. 모든 이를 위한 제품은 이미 다 선점됐다. … 주류(主流) 시장으로 파고 들어가려면 거대 시장이 아니라 틈새를 노려야 한다. 주류 시장의 덩어리를 작은 조각으로 잘라 내고, 이 작은 조각 시장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춰서 당신이 파는 것에 실질적으고 열광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아이디어 바이러스를 생산해야만 한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59쪽.

고객을 차별하라. 가장 많은 수익을 안겨주는 집단을 찾아라. 스니저 성향이 가장 강한 집단을 찾아라. 이 두 집단을 육성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광고하고, 보상하는 방법을 생각해 내라. 나머지는 무시하라. 당신의 광고를 (그리고 당신의 제품도!) 일반 대중의 입맛에 맞출 필요가 없다. 당신의 광고는 (그리고 당신의 제품도) 당신이 고객을 고를 수 있다면 선택했을, 그런 고객의 요구에만 부합하면 된다.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70쪽.

세스 고딘은 이러한 생각들이 제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우리가 일자리를 찾을 때에도 적용된다고 말하고 있다.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은 많기 때문에 이들 중에서 튀지 않으면 사람을 구하려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다. 어떤 영어 시험 광고에서도 이런 내용이 있던데, 이건 정말 맞는 말이다. 튀어야 한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에게 거부감을 줄 정도로 튀면 아니한만 못하겠지만 :-)

예외적인 사람이 돼라. 리마커블한 경력을 가진 리마커블한 사람은 훨씬 적은 노력으로 일자리를 바꾼다. 리마커블한 사람은 많은 경우 이력서조차 없다. 대신에 이들은 빈자리가 생겼을 때 재빨리 자기들을 추천해 줄 스니저들에게 의존한다. …

비결은 구직 기법에 있는 게 아니다. 비결은 이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지 않는 동안 무엇을 하는지와 관련돼 있다. 이 퍼블 카우들은 충격적인 일을 해낸다. 이들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는다. 이런 사람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때로는 커다란 실패를 경험한다. 하지만 이런 실패가 이들을 막다른 골목으로 인도하는 일은 거의 없다. …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 161쪽.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구태의연한 예전의 전략으로 마케팅이나 광고, 구직 등을 성공으로 이끌기에는 세상이 너무 달라졌다.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으며 추구하는 것도 달라졌다. 따라서 이런 전략들도 세상의 흐름에 맞게 변화해야할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도태될 수 밖에 없고, 돈만 낭비하고 효과는 전혀 없는 마케팅 전략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옮긴 이주형님께서 이 책에서 세스 고딘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아주 잘 정리하셨다.

열성적 전파자 역할을 할 만한 잠재 소비자 집단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화젯거리가 되고 추천거리가 될 만한, 한마디로 리마커블한 제품을 공급하라. 그리고 이들이 효과적으로 주변 친구나 동료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제공하라.

보라빛 소가 온다, 세스 고딘 지음, 남수영ㆍ이주형 옮김, 재인, 2004년 2월,206쪽.

이제 의미 없는 광고에 돈을 쓰기보다는 차라리 퍼플 카우를 만드는데 돈을 쓰자. 누구나 다 하는 공부를 하면서 구직을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뭔가 새로운 것들을 익혀서 나와 다른 사람을 차별 짓고 리마커블해지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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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세상에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 천재들은 세상 사람들에게 특별한 이야기들을 남겨놓았는데, 리처드 파인만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리처드 파인만은 기발한 사고와 행동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물리학자이다. 이 책은 이러한 기발한 생각과 행동들을 리처드 파인만이 직접 쓴 책이다.

이 책은 총 2권으로 이뤄져있으며 첫 번째 책은 어린 시절에서부터 MIT, 프린스턴 대학원 시절, 세계2차대전 시절까지의 이야기를, 두 번째 책은 코넬대학과 캘리포니아공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천재들에게는 쉽게 접근하기 힘든 뭔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보통 사람과는 다른 뭔가가 있기에 그들이 천재라고 불리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다.그런데, 이 책에 나온 파인만의 이야기를 보면 꼭 그렇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그들도 분명 사람이고, 고민을 갖고 있으며, 인생을 즐기고 싶어하고, 때로는 아파한다.

아무래도 물리학자가 자신이 걸어온 길을 쓴 책이라 책 내용 중에 물리학에 대한 내용들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이 내용들을 모른다고 해서 책 읽는데 불편하거나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니다. 내 경우에는 이런 물리학에 대한 내용들이 참 재미있었다. 어떤 물리학 법칙을 하나 발견해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며, 하늘에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현상이나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번뜩이는 재치, 혹은 주위의 조언 덕분에 부딪힌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들은 흥미진진하다.

이 책의 두 번째 권에 나오는 브라질의 교육 문제에 대한 것은 우리나라와 완벽하게 같다! 아마 지금의 우리나라에 파인만이 온다면 브라질보다 더 놀라운 학생들과 교육 환경에 대해 놀랄 것이다. 학생들은 뭔가를 많이 알고 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 모르며,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는 것! 우리나라 교육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알지만 모른다는 것, 참 슬픈 일이다.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들, 이들의 일상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그리 무겁지 않게 비교적 가벼운 이야기들로 가득 채운 책. 천재들은 어떤 생각과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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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력

책을 읽고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책이라고 추천해주는 것은 차이가 크다. 사람들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내가 좋다고 느낀 책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꼭 추천해주고 싶다. 혹시라도 창업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거나 미래에 창업할 생각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서점에 가면 창업에 대한 많은 책들이 있다. 이 책도 그런 창업에 대한 책 가운데 하나가 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그 어떤 창업에 대한 책보다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창업을 하면서 우리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 책만큼 알기 쉽고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이 책은 IT문화원의 김중태님이 쓰신 책이다. 그 동안의 경험과 보고 느낀 점을 바탕으로 이 책을 쓰셨는데, 책 내용은 읽기 편하도록 대화형 소설 형식으로 되어 있다. 단순한 사실만을 정리하고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이야기 흐름을 통해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이야기해준다.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다른 책에서도 언급된 내용들이 많다. 하지만, 다른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창업을 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한다고 단정짓는 것이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고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지 이야기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창업에 대한 훌륭한 컨설팅을 받고 난 기분이 들었다.

"창업력"이라는 단어는 이 책의 제목이고 키워드이다. 우선 "창업력"이 무엇인지 알아 봐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연기를 잘 하는 능력을 연기력이라고 한다. 노래를 잘 부르는 능력을 가창력이라고 한다. 연기력이나 가창력은 아무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과 꾸준한 노력에 의해 몇몇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이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에게 연기력이나 가창력이 없기 때문에 배우나 가수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돈 버는 능력, 혹은 창업하는 능력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창업을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김중태님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배우나 가수가 되기 위해서는 연기력이나 가창력이 필요하듯 창업하는 것도  "창업력", 즉 창업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중태님은 창업력은 지력, 체력, 지도력, 자금력, 인력, 재창업력, 행복력 등의 일곱 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이것들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해주고 있다.

창업을 잘 하는 능력, "창업력"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창업할 생각이 있다면, 자신의 창업력이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큰 실패를 하고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창업력을 점검하기 위해 아래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자.

  1. 경영이 아닌 예술, 역사, 심리, 법률 등 인문학에 대한 책을 일 년에 몇 권이나 읽을 예정인가?
  2. 일이 막혔을 때 아랫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인가?
  3. 피곤해도 일부터 마치고 쉴 것인가, 피로부터 풀고 일할 것인가?
  4. 일과 아이의 공부를 위해서라면 가족과 떨어져 살 의향이 있는가?
  5. 건간이 안 좋을 때 사업을 정리할 것인가, 참으면서 회사를 운영할 것인가?
  6. 늦게까지 열정적으로 일하는 직원을 보면 어떤 생각이 먼저 들 것 같은가?
  7. 자신의 아이디어가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생각하는가?
  8.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새로운 직종의 일을 처음부터 다시 배울 생각이 있는가?
  9. 회사가 위기 상황일 때 빚을 내서라도 회사를 살릴 것인가, 회사를 포기할 것인가?
  10. 창업 초기 함께 한 직원에게 감사의 표시로 조건 없이 주식을 나눠 줄 것인가?
  11. 업무를 뒤로 하고 가족과 함께 정기적으로 여행을 다니겠는가, 회사 업무를 위해서 가족과의 여행을 뒤로 미루겠는가?
  12. 성공할 때까지 자신과 가족이 여행, 외식 등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창업력, 김중태 지음, e비즈북스, 2009년 9월, 49쪽.

김중태님께서도 책에서 말했지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다만 어떤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 것은 책을 읽고 나면 알 수 있게 된다.

보통 우리가 창업을 생각할 때는 어떤 때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잘 다니던 직장 그만 두고 나와서 창업을 하는 경우보다는 어쩔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회사에서 밀려난 다음 재취업을 하지 못해 창업을 선택하는 등의 경우가 많다. 김중태님은 이런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창업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창업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다. 구멍가게를 하던 김밥가게를 하던 주식회사를 차리던, 어떤 창업을 하던 자기가 주도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그리고, 제대로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이야기는 이 책 전반에 걸쳐서 계속 이야기가 되는 부분인데, 사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시작하는 것만을 생각했지 마무리가 중요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너무 쉽게 잊고 있었던 부분을 일깨워준 것이다.

등산, 인생, 창업, 사업 무엇을 하건 자신의 손으로 시작하고 끝을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남의 손에 의해 끝낸다는 것은 곧 불행을 뜻하죠. 그래서 등반의 첫 번째 원칙은 '산을 오른 사람은 반드시 자기 발로 내려와야 한다'는 겁니다. 인생과 창업의 첫 번째 원칙도 마찬가지죠.

창업력, 김중태 지음, e비즈북스, 2009년 9월, 28쪽.

창업에서 목표 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제때 회사를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목표 달성 능력보다 중요합니다. 제때 안전하게 하산해야 다시 준비를 갖추고 재등반에 도전할 수 있는 것처럼, 제때 안전하게 청산해야 재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겁니다.

창업력, 김중태 지음, e비즈북스, 2009년 9월, 38쪽.

사업을 할 때도 더 올라갈 시점인지 내려가야할 시점인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재등반을 하려면 산에서 안전하게 하산해야 합니다. 하산하지 못하면 재등반의 기회도 없습니다. 미련을 가지고 조금만 더 위로 전진했다가는 오도가도 못하고 중간에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등반에 들어간 비용과 기회가 아깝긴 하지만 등반이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과감하게 목표를 하산으로 잡아야 합니다. 사업도 마찬가지여서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바로 안전한 청산을 준비하고 다음 기회를 엿봐야 합니다. 일단 안전하게 하산하면 분명 재등반이 가능합니다.

창업력, 김중태 지음, e비즈북스, 2009년 9월, 192쪽.

이 책에서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 한 가지는 "창업의 목표가 무엇인가"이다. 왜 우리는 창업을 하려고 하는 걸까?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 문제는 그리 어려워 보이진 않는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 창업을 한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게 행복한 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나오지 않는다. 행복해지려고 하지만, 어떤 것이 행복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답이 없는 것 같다.

행복력은 창업 성공을 높이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을 둘러싼 주변을 돌아볼 여유와 자신의 능력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 그래서 행복력이 낮으면 창업에 성공할 확률도 낮습니다. 지력, 실천력, 지도력 등은 창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입니다. 하지만 행동력은 창업의 목표와 상관없이 필요한 능력입니다. 설사 창업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패하더라도 행복력이 높다면 인생의 실패자가 되지는 않기 때문이죠. 인생의 실패자가 되지 않는다면 재창업은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그래서 행복력은 창업력 중에서도 궁극의 능력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창업력, 김중태 지음, e비즈북스, 2009년 9월, 222쪽.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각종 추천 목록에 들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행복한 창업을 원한다면 자신의 "창업력"을 고민해보고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한 번도 창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 혹은 창업을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혼자서 이런 것을 고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 책은 우리가 창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도록 도와주며 성공적인 그리고 행복한 창업을 하기 위해 가야할 길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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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생각들

사람들이 모여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보다 잘 살기 위한 사회체계와 정치사상은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정치사상들은 그때 그때 사회환경에 따라 바뀌어 왔고 발전되어 왔으며 그 중심에는 몇몇 선지자들이 서 있었다.

이 책, "위대한 생각들"은 지금까지 서양과 동양에서 나타난 여러 정치사상에 대한 이야기와 그 중심에 서 있었던 여러 선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단순히 이런 정치사상들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회적 배경으로 인해 어떤 정치사상이 나타나게 되었고, 이런 정치사상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이것을 우리는 어떤 시각에서 볼 것인지를 말해준다.

정치사상이라는 것은 보는 이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사물을 두고도 똑같이 보는 사람이 없듯이 같은 정치사상도 어떤 상황에서 누가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여러 비교 대상, 즉 여러 정치사상들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지 않으면 이를 제대로 들여다보는 것은 어렵다. 어떤 사상을 갖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들의 겉모습은 알 수 있겠지만, 그 속에 들어있는 현실적인 문제점은 알아 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우리에게 이런 시각에서 여러 정치사상을 해석하고 그들의 주장과 문제점 등을 알기 쉽게 들려주고 있다. 더군다나 이런 이야기들을 우리의 입장에서, 우리가 현재 처해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하는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은 아는 만큼 세계를 이해한다. 정치사상을 통해서만 세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사상에 대한 기초 지식이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 사상의 전투장에 대해 기초 소양을 쌓아야 한다. 싫건 좋건 남과 북은 하나가 되어야 하고, 좋건 싫건 두 나라의 청년은 대화를 나누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이해할 줄 아는 교양을 갖추고 통일 한국이 어떤 정치체계와 경제체계로 갈지 대안을 찾는 과정에도 이데올로기에 대한 기초 지식은 필수적이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300쪽.

이 책에서는 중세시대 이후 서양에서 나타난 자유주의,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자유민주주의, 민족주의, 그리고 파시즘과 중국에서 발전한 유가사상, 도가사상, 그리고 법가사상, 우리나라에서 조선 후기에 발생한 실학사상과 동학사상에 대해 말하고 있다.

혹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차이점을 아는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어떤 정치 사상이 가장 이상적인가? 유가와 도가, 법가에서 주장하던 정치가 무엇이며, 이들은 어떤 이상향을 추구했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리고, 왜 이런 정치사상들이 나타났으며 발전했는가?

새로운 사상이 등장하려면 무엇보다 사회•경제적인 토대가 형성되어야 한다. 어떤 사상을 요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고, 그런 사상을 발전시킬 수 있는 사회집단이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19쪽.

위에서도 말했지만, 황광우님은 단순히 정치사상에 대한 사실들만을 나열하지 않고, 이를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이런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어야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해 이렇게 주장한다.

북한에 대한 반공주의적 적대 의식이나 주사파 등의 맹목적인 북한 찬양은 건전한 상식을 갖춘 젊은이들이 지향할 바가 아니다. 소련을 비롯한 현실의 사회주의 국가들이 어떤 오류를 저질렀고, 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 그 역사의 전개를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동시에 자본주의의 모순은 무엇이고 그 극복의 해법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61쪽.

그리고,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이야기해준다.

"민주주의의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언뜻 들으면 좀 섬뜩하지만 민주주의의 역사를 차분히 돌아보면 참 적절한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지금 당연한 듯 누리고 있는 참정권, 언론과 사상의 자유, 여덟 시간 노동제 등 어느 것 하나 피 흘리는 투쟁 없이 얻어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곳이 민주주의의 최전선'이라는 생각으로 국민 각자가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각성하고 싸우지 않는다면 언제든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성큼 후퇴하고 말 것이다.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85쪽.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새로운 사실들을 알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도가사상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도가란 단순히 민간신앙 정도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런 생각은 크게 잘못된 것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이에 대한 공부는 다시 해보고 싶다.

아래는 이 책에 실린 장자가 한 말이다.

너와 내가 논쟁을 해서 네가 이겼다면 과연 너는 옳고 나는 그런 것인가? 내가 너를 이겼다면 과연 너는 틀린 것인가? 우리가 결론을 내릴 수 없어 제삼자를 부른다면 누구에게 바르게 판정해달라고 할 수 있을까? 너와 의견이 같은 사람은 이미 너와 의견이 같으므로 바르게 판정할 수 없다. 나의 의견이 같은 사람은 이미 나와 의견이 같으므로 바르게 판정할 수 없다. 우리와 의견이 다른 사람이라면 이미 우리와 다른데 어떻게 바르게 판정할 수 있겠는가? 우리와 의견이 같은 사람이라면 이미 우리와 같은데 어떻게 판정을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너와 나와 제삼자가 모두 알 수 없는데 또 다른 사람을 부른다고 해결되겠는가?

위대한 생각들, 황광우 지음, 비아북, 2009년 8월, 176쪽.

사람은 생각을 할 수 있기에 발전한다. 어떤 생각이 현재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면 정치사상으로 발전하고 그 사회를 바꾸어 나가게 된다. 사람이 영원히 살 수 없듯이 그리고 지금의 모습을 계속 유지할 수 없듯이, 정치사상도 나타났다 사라지고, 이런 모습 저런 모습으로 바뀌어 간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현재 상황에 걸맞는 정치사상이 확립되고 유지된다. 만약 이 정치사상이 사회 요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고, 그 자리는 새로운 정치사상이 차지하게 될 것이다.

정치나 철학 등은 접근하기 쉬운 주제는 아니다. 그래서,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 지 알기가 어렵다.

이 책 "위대한 생각들"은 지금까지 세계의 흐름을 주도한 동서양의 정치사상들에 대한 책이다. 단순히 이런 정치사상들을 나열하고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당시 시대 상황과 왜 이런 정치사상이 나오게 되었으며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래서 어렵게 느껴지기 쉬운 주제에 대한 하나의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여러 정치사상의 비판과 평가는 이 책을 읽는 우리들이 판단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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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을 꿈꾸다

공연을 보러 가서 무대에서 열정을 불 태우는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분하게 된다. 오페라나 콘서트, 연극, 연주회, 뮤지컬 등의 공연들은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눈 앞에서 보는 이런 공연들은 TV나 다른 매체를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짜릿하다.

대부분의 경우 이러한 공연을 보러 갈 때는 나름대로 약간의 공부를 하고 가는 편이다. 보러 가는 공연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로 가는 것보다는 이 공연에 대해 뭔가를 알고 가서 보는 것이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고 더 즐겁기 때문이다. 바로 이런 점이 영화와는 다른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 "뮤지컬을 꿈꾸다"는 많은 공연 문화 중에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뮤지컬의 역사에서부터 뮤지컬의 구성, 제작 과정, 그리고 화제작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들이 나와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뮤지컬 화제작들 중에도 보지 못한 것들이 있는데 이 책을 통해 약간의 공부를 할 수 있었으니 기회가 된다면 꼭 보러 가고 싶다.

"뮤지컬"에 대해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원래 '음악적'이라는 의미의 수식어에서 나온 뮤지컬은 연극과 무용, 음악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쉽고 다채롭고 화려한 게 일반적이다. 또한 같은 음악극으로 엄격한 형식미를 자랑하는 오페라와 비교해 훨씬 자유롭다. 흔히 뮤지컬은 19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것으로 간주하지만, 갑작스런 발명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뿌리는 매우 깊다고 할 수 있다.

뮤지컬을 꿈꾸다, 정재왈 지음, 아이세움, 2009년 8월, 13쪽.

뮤지컬의 역사를 살펴보려면 고대의 제천의식까지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여기에서부터 중세의 연극, 오페라, 그리고 가면극과 오페레타를 거쳐 현대의 뮤지컬이 완성된다. 현대 뮤지컬은 영국에서 탄생하였다. 영국 뮤지컬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불리는 윌리엄 길버트, 아서 설리번에 의해 현대 뮤지컬이라고 할 수 있는 공연이 시작되었고, 미국 뮤지컬의 제작자인 플로렌스 지그펠드와 작곡가 조지 거슈윈 등의 거치면서 하나의 확고한 대중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세계 뮤지컬의 양대 산맥은 미국과 영국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런던 웨스트엔드는 두 나라 뮤지컬 산업의 상징이요 메카다. 백 년에 걸친 뮤지컬 역사는 자웅을 겨루는 이 두 나라의 경쟁,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여러 나라들이 뮤지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두 나라의 독주 시대도 저물어 갈 조짐이다.

뮤지컬을 꿈꾸다, 정재왈 지음, 아이세움, 2009년 8월, 41쪽.

현대 뮤지컬의 탄생은 영국이었지만, 대중 문화로 자리 잡게 된 것은 미국에서의 일이다. 미국에서 뮤지컬이 발전하게 된 것은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의 공로가 큰데, 이들이 주목한 것은 "뮤지컬은 음악보다 가사가 더 중요하다"이다.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가 주창한 "뮤지컬 플레이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뮤지컬 플레이에는 줄거리와 인물이 있어야 한다.
  2. 음악과 춤, 의상, 무대 디자인, 조명 등 여러 예술 요소들이 하나의 정해진 형식 안에서 잘 조합되어야 한다.
  3. 이야기의 변화와 움직임은 물론이고 장면과 배경이 많아야 한다.

이런 규칙에 충실한 "오클라호마!"를 비롯한 "회전목마", "남태평양"을 크게 성공시켰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뮤지컬은 황금기를 맞게 된다, "아가씨와 건달들", "왕과 나", "마이 페어 레이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뮤지컬이 나온 것이 바로 이 시기이다.

이후 1990년대 들어 영국에서 제작된 뮤지컬들이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뮤지컬 황제라고 불리우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오페라의 유령", "캣츠" 등의 뮤지컬들이 영국과 미국, 그리고 전세계에서 큰 인기를 누르게 된다. 보통 "뮤지컬의 빅4"라고 불리우는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이 모두가 영국에서 제작된 뮤지컬들이다.

요즘은 우리나라에서도 뮤지컬들이 많이 공연되고 관람객도 많다고 한다. 서울에서만 한 해에 100여편의 작품이 공연된다고 하니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가장 대표적인 뮤지컬이라면 "명성황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은 이문열님의 희곡 "여우 사냥"을 각색한 것으로 제작비가 무려 10억이나 들어간 작품이다. 1995년 마지막 날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한 이 작품을 난 2002년에야 보게 되었다. 이 공연을 보고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구나 하며 감탄을 하였고 그 감동을 이어가기 위해 OST까지 구입하여 듣고 있다.

이 책에서는 정재왈님은 뮤지컬을 재미있게 보는 방법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1. 열심히 좋은 작품을 찾아 관람하면서 하나하나 알아 가는 게 가장 좋은 감상법이다.
  2. 관람 전에 작품에 관한 정보, 공연장 정보 등 어느 정도 공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3. 공연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환호한다.
  4. 휴대폰 울림이나 사진 촬영 등과 같이 관람 분위기를 해치는 일은 피한다.
  5. 막이 내린 뒤 관람한 공연을 차분히 음미하는 것은 다음 번 보다 나은 관람을 위해 필요한 절차이다.
  6. 자신의 느낌과 다른 사람의 소감을 비교해보고 전문가들의 평을 읽어본다.

그리고, 이 책에는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명곡 모음 DVD가 함께 들어있다. 1시간이 조금 넘는 분량인데 뮤지컬 명곡이라고 일컬어지는 스물 아홉 곡의 콘서트 녹화 실황을 담고 있다. 실제 뮤지컬 녹화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 콘서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뮤지컬을 보러 가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당장은 힘들겠지만, 기회가 오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공연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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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집단지성"은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이 책을 보기 전부터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기쁘게도 이 책은 나의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 책에서도 집단지성의 대표적인 예로 들고 있는 위키백과에 보면, 집단지성이란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 혹은 경쟁을 통하여 얻게 되는 지적 능력에 의한 결과로 얻어진 집단적 능력"이라고 말하고 있다. 즉, 집단지성에서는 개인이 아닌 집단이 주체가 된다.

이 책은 집단지성에 대해 상당히 날카롭고 폭 넓은 분석과 평가를 하고 있다. 물론 집단지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가 주로 다뤄지지만 집단지성에 대한 비판들도 함께 싣고 있다. 덕분에 지금까지 집단지성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고 생각할 수 있었다.

왜 많은 이들이 집단지성에 대해 이야기할까? 집단지성은 정말 필요한 것일까? 집단지성은 좋은 것일까, 그렇지 않을까? 왜 집단지성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그것은 뛰어난 몇몇 사람의 생각보다도 평범한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일 때 더 좋은 해결 방법이나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 아닐까.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과 나늘 때 비로소 움직인다. 혁신과 창조, 더 근본적으로는 번영과 행복,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은 우리가 아이디어를 축적하고, 교환하고, 개발하는 데 이용할 수 있는 도구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아이디어는 표현되고, 검토되고, 다듬어지고, 차용되고, 수정되고, 개작되고, 확장되면서 성장한다. 이런 활동은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한꺼번에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대개 다양한 관점과 안목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21세기북스, 2009년 5월, 276쪽.

집단지성이 오래도록 유지되기 위해서는, 즉 협업 사업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 막연히 대중을 위한 것이니까 혹은 좋은 일이니까 어떤 사업을 한다는 것은 처음에는 활기 넘치고 의욕을 가지고 일을 시작할 지 모르지만, 이를 지속하기에는 부족하다.

유토피아적 윤리관은 집단지성을 뒷받침할 수 없다. 이타주의에만 의존하는 집단지성은 오래 살아남지 못한다. 협업적인 사업모델이 성공을 거두려면,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고 사람들의 욕구와 개별적인 목표를 충족시켜야 한다. … 그러나 이런 실용적인 혜택은 사람들의 협업적 활동을 촉진하는 유일한 요인이 아니다. 사람들의 협업적 활동을 촉진하는 또 다른 요인(실용성은 떨어지지만 효과는 매우 강력한)은 바로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21세기북스, 2009년 5월, 282쪽.

집단지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지도 모른다. 아직도 많은 분야에서 집단지성을 적용하고 끌어내는 것이 어렵고 불가능해 보이지만, 이제는 집단지성에 대해 이해하고 이를 어떻게 끌어내고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집단지성은 색다른 가능성을 안고 있다. 그것은 바로 자유주의적이고 계몽주의적인 전통 위에 세워진 신뢰와 협업의 가능성,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증거를 토대로 더 나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신뢰와 협업의 가능성이다. … 집단지성은 경제발전을 위한 도구일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을 위한 도구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공유해야 한다. 그것만이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디어를 공유하면 아이디어는 점점 늘어나고 자라나서 아이디어를 더욱 강화하는 순환고리를 이룬다. 우리는 무엇을 갖고 있느냐뿐만 아니라 무엇을 공유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규정된다.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백년 동안 신조로 삼아야 할 가치관이다.

집단지성이란 무엇인가, 찰스 리드비터 지음, 이순희 옮김, 21세기북스, 2009년 5월, 295쪽.

집단지성이란 우리 인류가 오래 전 함께 생활하기 시작할 때부터 자연스럽게 몸에 익은 특성인지도 모른다. 다만, 산업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집단보다는 개인에 더 치중하게 되고 이런 과정에서 개인 우월주의가 팽배해졌지만, 인간 본연의 모습, 즉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역시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집단지성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알고 싶거나 집단지성과 우리의 생활에 대한 관계 등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집단지성은 만병통치약이 아니지만, 많은 부분에서 현재 우리에게 부족한 것들을 채워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다.

건방진 소리이지만, 이 책의 경우 책을 옮길 때 쉽게 풀어 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책의 내용이 소설처럼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읽고서 한 번에 이해하지 못하고 여러 번 되새기면 읽은 구절이 많이 있었다. 내용의 흐름이라든지 용어의 선택 등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혹시라도 이 책의 개정판이 나오게 된다면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편집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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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전략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읽어 나가기에 어려운 책이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이나 프로젝트 관리에 대한 내용을 접한 지 오래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책의 내용이 우리의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있기 때문일까.

이 책은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지켜야할 것들,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진행이나 관리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프로젝트 관리는 프로젝트 관리자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프로젝트를 제대로 관리하고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프로젝트 관리자 뿐만 아니라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진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상품 기능'에 대한 우리의 기대는 '프로젝트 수행 기준'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엄격하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소프트웨어가 다운되지 않고 오류 없이 수행되길 기대한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이 프로젝트에 바라는 기대치는 아주 낮다. 사용자나 고객은 프로젝트가 1개월 또는 3개월, 6개월 지연되었을 경우에 불만을 나타낸다. 또한 사용이 불편하거나 몇 가지 중요한 기능이 빠져 있으면 불만을 토로한다. 그렇지만 계획된 소프트웨어의 상당 부분을 완성하면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서라도 완성된 경우 사용자 대부분은 그 프로젝트를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실패를 너무나 많이 겪어 왔기에 완전히 무너진 경우에만 실패라고 보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전략, 스티브 맥코넬 지음, 김덕규 외 옮김, 인사이트, 2003년 8월, 26쪽.

남의 일 같지가 않다. 바로 우리들의 생각이 이렇지 않나 싶다. 개발 절차가 어떻게 되든, 프로그램 내부 구조가 어떻게 되든, 개발 과정에서 어떤 일이 있든, 그저 제대로 동작하고 프로젝트 기간만 최대한 맞추면 성공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정말 성공한 것일까? 물론 제대로 동작하지도 못하고 기간도 맞추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에 비한다면야 성공적인 프로젝트이지만, 과연 이런 식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현재 진행 중이 프로젝트와 비교하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답답하기까지 했다. 분명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식으로 작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기간의 문제, 비용의 문제, 개발 인력의 문제 등 현실의 문제들로 인해 우리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누더기가 되어가고 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고 미래보다는 현재만 편하고자 하는 개발자들과 관리자들 덕분에 현재 우리의 프로젝트 개발 절차는 난잡하기 그지 없다. 이 책은 개발자와 프로젝트 관리자 뿐만 아니라 의사 결정 권한이 있는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초기에는 어렵고 힘들겠지만, 이런 절차와 방식이 정착되면 효율이 좋아지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책 앞부분에 "생존 테스트 문제"라고 하여 아래의 문제들에 대해 물어보고 있다. 한 번 이 물음들에 대해 "예"라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 항목들이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라.

요구사항 (Requirements)

  1. 프로젝트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나 임무(mission)가 있는가?
  2. 팀 구성원 모두가 제시된 비전을 현실적이라고 생각하는가?
  3. 고객 쪽 입장에서 얻게 되는 비즈니스적인 이점과 그 이점에 대한 측정 방법이 상세하게 제시되어 있는 사업계획서(business case)가 있는가?
  4. 실제 시스템이 갖는 기능을 실질적으로 명확하게 보여줄 사용자 인터페이스 프로토타입(user interface prototype)이 있는가?
  5. 소프트웨어 명세(software specification)는 상세하게 문서화 되어 있는가?
  6. 팀원들은 소프트웨어의 실제 사용자(end user)와 프로젝트 초기에 면담을 했는가? 또 이들이 프로젝트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가?

계획 (Planning)

  1. 소프트웨어 개발 계획이 상사하게 문서화 되어 있는가?
  2. 작업(task) 목록에 설치용 프로그램 개발, 이전 버전에서 신 버전으로의 데이터 변환(conversion), 제3자 소프트웨어와 통합, 고객과 회의, 기타 사소한 일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는가?
  3. 일정과 예산 추정치를 가장 최근에 완료한 단계에 공식적으로 업데이트(update)했는가?
  4. 프로젝트의 아키텍처와 설계를 상세하게 문서로 만들었는가?
  5. 시스템 테스트는 물론이며 설계 및 코드 리뷰(review)까지 요구하는 상세한 품질 보증 계획(QAP, Quality Assurance Plan)이 문서화 되어 있는가?
  6. 각 단계(stage)별로 어떤 소프트웨어가 구현되고 납품될지 상세히 설명한 단계별 납품 계획이 있는가?
  7. 프로젝트 계획에 휴일, 휴가, 병가, 교육 등의 기간을 포함시켰는가? 자원의 할당은 100퍼센트가 안 되도록 하였는가?
  8. 일정을 포함한 프로젝트 계획은 개발팀, 품질 보증팀, 기술 문서화팀(technical writing team) 같이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승인을 얻었는가?

프로젝트 통제 (Project Control)

  1.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임원 1명이 프로젝트를 챔임지는가? 또 그 임원은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하는가?
  2. PM이 프로젝트에 열중할 여건이 조성되어 있는가?
  3. 일의 완성(100퍼센트)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명확하고도 상세한 마일스톤(binary milestones)이 정의되어 있는가?
  4. 프로젝트 이해 관계자들이 마일스톤 완성 여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가?
  5. 팀원들이 무기명으로 직속상사나 상급 관리자에게 문제점을 보고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feedback)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는가?
  6. 소프트웨어 명세서 변경을 통제하는 계획이 문서화 되어 있는가?
  7. 변경 요청 사항을 수용하거나 거부할 수 있는 최종 권한을 가진 변경통제위원회(CCB, Change Control Board)가 있는가?
  8. 작업량(effort, 공수)과 예상 일정, 업무 분장(task assignment), 계획 대비 진도 등 프로젝트 현황을 팀원들이 알 수 있는가?
  9. 소스코드의 개정 통제(revision control)는 자동화되어 있는가?
  10. 오류 추적(defect tracking)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통제(control), 프로젝트 관리 소프트웨어 등 프로젝트 수행 환경(project environment)에 대한 기초적인 자동화 도구가 준비되어 있는가?

리스크 관리 (Risk Management)

  1. 계획서에 리스크 목록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으며 최신 상태로 업데이트 되고 있는가?
  2. 리스크 식별 책임이 있는 리스크 관리 책임자가 있는가?
  3. 하도급이 필요한 경우 협력 업체 관리 계획과 당담자가 있는가?

인력 (Personnel)

  1.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력(technical expertise)을 보유하고 있는가?
  2. 팀원들은 소프트웨어가 운영될 업무 환경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는가?
  3.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 기술 리더가 있는가?
  4. 요구된 모든 과업을 수행할 인력은 충분한가?
  5. 팀워크는 좋은가?
  6. 팀원들이 프로젝트에 전념하고 있는가?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생존전략, 스티브 맥코넬 지음, 김덕규 외 옮김, 인사이트, 2003년 8월,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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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의 심리학

심리학 책이 의외로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인지, "유쾌한 심리학"을 읽고 곧바로 집어든 책은 "설득의 심리학"이다. 역시나 예상했던 데로 이 책 또한 재미있는 내용을 다양한 예를 들어 쉽게 적어놓고 있다.

우선 책 제목이 참 재미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설득하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을까? 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설득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살아가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을 설득해야 하는 많은 상황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설득되는 상황 또한 수 없이 만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적절히 설득하는 방법과 다른 사람에게 현혹되어 설득되는 것을 줄이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창과 방패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 즉 설득의 방법에 대해 여섯 가지 법칙을 들고 있다.

  1. 상호성의 법칙 - 샘플을 받아본 상품은 사게 될 가능성이 높다.
  2. 일관성의 법칙 - 내가 선택한 상품과 서비스가 최고라고 믿고 싶어한다.
  3. 사회적 증거의 법칙 -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더 많이" 팔릴 것이다.
  4. 호감의 법칙 - 잘 생긴 피의자가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5. 권위의 법칙 - 상 받은 상품, 큰 체구, 높은 직책, 우아한 옷차람에 약하다.
  6. 희귀성의 법칙 - 한정판매, 백화점 세일 마지막 날에 사람이 몰린다.

난 TV에서 나오는 쇼핑 채널들을 참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오늘 하루만 이 가격" 이라든지 "판매 종료가 몇 분 남았습니다" 라는 식의 소비자를 우롱하는 듯한 광고를 하기 때문이다. 분명 이런 말들에 혹 해서 필요하지도 않음에도 사게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기막힌 상술이기는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는 그다지 탐탁치 않은 광고 방식이기에 난 이런 방송들을 보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광고 방식들 또한 위 법칙들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이런 방법을 통해 광고나 영업에서 큰 효과를 보고 있으며, 많은 소비자들이 여기에 혹 해서 구입을 한다고 하니 저런 식으로 광고하는 것이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프리드만의 연구는 바람직한 자녀 양육을 위하여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교훈을 주고 있다. 자녀에게 거짓말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는 한 부모를 생각해 보자. '거짓말 하면 안된다. 만일 거짓말하다 들키면 혼쭐을 내주겠다'는 식의 매우 강하고도 분명한 위협은 부모가 감시하고 있을 때는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러한 접근법은 자녀 스스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옳지 않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부모는 새로운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즉, 부모는 왜 거짓말을 하는 것이 나쁜가에 대한 합당한 이유를 자녀에게 제시해 주어야 한다. 또한 그 이유는 자녀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도록 만들 만큼 충분이 강하면서도 동시에 자녀가 그 이유 때문에 강제적으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하게 만들 만큼은 강하지 않았어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다. 그런 종류의 이유가 무엇이 될 것인가는 아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명심해야 할 것은 그 이유가 자녀들로 하여금 부모가 원하는 바람직한 행동을 취하도록 만들 만큼 강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녀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내부적 책임감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그 이유는 커다란 보상이나 체벌 같은 명백한 외부적 압력이 적을수록 효과적이다.

설득의 심리학, 로버트 차일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21세기북스, 2002년 9월, 159쪽.

이 외에도 방문 판매, TV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가짜 웃음들, 사기꾼들의 사기 방법, 광고 방송 등 많은 사례에서 보여주는 것들은 우리가 이에 대해 알면서도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들에게 넘어가고 설득된다는 것을 보면 섬뜩하기까지 하다.

속이는 것은 아니더라도 감언이설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대단한 능력임에 분명하다. 우리가 여기에 넘어갈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은 이를 알고 있는 것과는 별개인 것 같다. 정신 차리고 이들이 하는 말에 주의 기울이면 이들의 말에 넘어가 나중에 곤혹해하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이 또한 현대인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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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심리학

심리학이라고 하면 쉽게 접근하기 힘든 어려운 학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세상을 살아가면서 심리학 만큼 필요한 학문도 없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며 필요한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된다면 심리학은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유쾌한 심리학"이라는 제목만 보고 덜컥 사고서 읽게 되었다. 어렵다고 생각하고 있는 심리학이 유쾌하다니! 딱 나한테 필요한 책이 아닌가!

다른 심리학 책을 접해보질 않아 이 책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감을 잡기는 힘들다. 하지만, 심리학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내가 읽고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다는 것을 봐서는 참 쉽게 써진 책이 아닐까 싶다. 쉽게 읽고 즐기며 하나씩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심리학에도 많은 분야가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보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여러 사건이나 생각들 위주로 정리가 되어 많은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리 난잡하거나 혼란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더군다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많은 예와 속담, 유머, 기사 스크랩 등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읽어나갈 수 있다.

책 구성도 마음에 든다.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해 분야별로 체계적으로 정리를 해놓고, 하나의 주제에 대해 그리 길지 않은 분량으로 재미있게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에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알 수 없는 어려운 말들을 주저리주저리 적어놓은 책들이 많은데, 나 같은 평범한 사람에게는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심리학이라는 학문이 결코 좁은 범위는 아니기에 책의 분량은 다른 책에 비해 꽤 많은 편이다. 하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만큼 재미있게 읽었으며, 어찌 보면 책의 마무리가 약간 미흡한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깔끔하게 마무리 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이 부분은 약간 아쉽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심리학의 여러 분야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참 많은 도움이 되었다. 종종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해서 지루하지 않았고, 이런 것들을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사실 중 한가지는 칭찬을 무조건 많이 하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칭찬하면 칭찬할수록 더욱 더 잘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라고 한다. 그러나 작은 일에 칭찬을 남발하다보면 진짜로 칭찬을 받을 일을 했을 때에는 효과를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칭찬을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는 교육가와 심리학자들은 작은 일까지도 칭찬을 받으며 자란 어린이는 칭찬중독증에 빠져 칭찬의 가치를 알 수 없게 된다고 주장한다. 또 바른 행동을 하도록 의도된 칭찬도 결국은 어린이에게 부모로부터 조종되고 있는 인상을 주게 되어 바른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속해갈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은 창의력을 보인 아이에게 칭찬을 하는 것은 어린이에게 악박감을 느끼게 하거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을 것이란 좌절감을 갖게 해 창의력을 보일 수 있는 동기를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무조건 칭찬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로 칭찬할 만한 훌륭한 일을 했을 때는 아낌없이 칭찬을 하되 일상적인 바른 행동에 대해서는 "잘했다" "훌륭하다" 등의 찬사 대신 질문을 통해 관심을 나타내고, 어떤 것이 바른 행동이란 점을 설명해 주라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권고다.

유쾌한 심리학, 박지영 지음, 파피에, 2006년 12월, 90 쪽.

어떤 것이든 과하면 탈이 난다. 칭찬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무조건 칭찬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에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리고, 자존심에 대한 개념도 새롭게 정립하게 되었다.

자존심을 양적인 개념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자명해진다. 커피잔 속의 커피만한 자존심이 있는 사람과 강이나 바다만큼 정말로 많은 두 경우를 가정하자. 커피잔에는 아주 작은 돌맹이(다른 사람의 비난) 하나가 떨어져도 풍랑이 생긴다. 그릇이 깨어질 염려도 있다. 그러나 강이나 바다만큼의 자존심을 가진 사람은 집채만한 바윗덩어리가 떨어지더라도 그때 그뿐 별다른 동요나 풍랑이 생기지 않는다.

자존심은 글자 그대로 자기를 스스로 존경해 주는 마음가짐이다. 자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남도 자기만큼 중요한 줄을 '자조심의 사람'들은 알고 있다. 한나라 명신 한신이 어렸을 때 동네 깡패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갔다 하여 남이 비난할지라도 그는 태연했다. 오히려 후에 대장군이 되었을 때 그를 장수로 임명했다고 한다.

이것이 자존심이다.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성내지 않으면 군자라는 이야기다. 자존심이 조금밖에 없는 사람은, 그래서 자존심이 쉽게 상하는 사람은 다시 한 번 되씹어 주기 바란다. 자존심은 다른 사람의 평가에 영향받는 것이 아니다.

유쾌한 심리학, 박지영 지음, 파피에, 2006년 12월, 259쪽.

흔히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거슬리는 말을 들었을 때 "자존심 상해!"라고 한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자존심이 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잘못된 생각이다. 위 글처럼 자존심은 "자기를 스스로 존경해 주는 마음가짐"이다.

이 외에도 이 책에서는 다른 사람과 살아가면서 느끼는 감정, 생각들에 대한 이야기, 행동과 기억, 문제해결과 창의성, 현대인의 고질병인 스트레스, 성격, 정신분석, 집단형성과 리더십, 사회행동과 군중행동, 환경과 정신이상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 한 번 읽어보시라!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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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nk

세상의 모든 것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따로 떨어져서는 그 의미를 갖는 것도 힘들며 어떤 힘을 발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이것은 광고나 커뮤니케이션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광고와 소비자,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 주는 "링크"가 중요하다.

이 책 "The Link"에서는 C군이 등장한다. C군(혹은 C양)은 이전에는 소비자(Consumer)로 불리우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책의 지은이 이근상님은 소비자는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창조자(Creator)라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견 맞는 말인 듯 싶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주입식 광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광고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The Link = CBR"로 표현되는데, 링크(Link)는 창조자(Creator)와 브랜드(Brand) 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Relationship)를 만들어 둘 사이를 강력하게 연결하는 것을 뜻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더 이상 광고에 나오는 문구나 주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따라서, 광고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소비자들이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고리"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고, 소비자 스스로 그렇게 느끼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이런 광고들 중 대표적인 것들로 다시다의 "고향의 맛", 나이키의 "Just Do It" 등을 들고 있다. 이런 광고들은 광고에서 직접적으로 자기네 상품이 좋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를 보는 소비자로 하여금 이 제품이 좋을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든다. "고향의 맛", 참 대단하지 않는가. 이 조미료를 쓰면 고향에서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런 맛을 낼 수 있다고 표현하는데 그 누가 끌리지 않겠는가. 덕분에 이 광고 이후 다시다의 시장 점유율을 상당히 올라갔다고 한다.

이근상님은 이 책에서 링크의 법칙 9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1. C-Spot을 찾아라
  2. 들어가라
  3. 행동하라
  4. 웃게 하라
  5. 정직하라
  6. 겸손하라
  7. 너 자신을 알라
  8. 타이밍이 반이다
  9. 한 걸음 앞서가라

이 내용의 세세한 설명은 책을 읽어보며 알아가는 것이 좋을 듯 싶어 생략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 내용들을 읽다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몇몇 이야기들은 다른 책에서도 언급된 내용들이다.

커뮤니케이션하고 싶은 것의 본질을 꿰뚫어봐야 한다. '정말' 아름다운 것이 무엇이며, '정말' 강한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야만 한다. 광고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은 작은 철학자이다. 사람들의 마음 속을 읽는 능력이, 그리고 그 마음을 촌철살인의 표현력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The Link", 이근상 지음, 웅진윙스, 2009년 8월, 203 쪽.

이제 세상은 정보가 넘쳐난다. 몇십년 전처럼 몇몇 채널을 통해서만 정보를 얻던 시대는 지나갔다. 오늘도 C군은 엄청난 광고와 정보 속에 파묻혀 살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광고나 커뮤니케이션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물론 이 책이 모든 해결책을 주지는 못할 것이다. 약간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논리를 너무 비약한 곳도 가끔 보이고, 쉽게 이야기하다보니 깊이 있는 설명이 부족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은 충분히 떠먹는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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