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 해당되는 글 3

  1. 2009.09.03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4
  2. 2009.08.20 직장인을 위한 전략적 책읽기 8
  3. 2009.05.17 내 블로그 내 마음대로 운영하는데 누가 뭐라고 하는가? 4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요즘 유난히 책 제목에 눈이 많이 간다. 왜 책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책 제목을 이렇게 지었을까? 이름을 잘 지어야 한다는 것은 상품이나 사람 뿐 아니라 책이나 글에도 마찬가지이다. 제목이 그 글을 대표하는 것이니 말이다.[각주:1]

주제 넘게 "영혼이 있는 승부"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보자면, 냉철한 기업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치루지만 최소한 지켜야할 것, 즉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양보하지 않는 기업의 핵심 가치, 가치관, 철학을 지켜야한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이건 내 생각이 아니라 이 책에서 안철수님이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이런 것이 아닐까 감히 정리해 본 것이다.

기업을 경영하면서 초심을 지켜나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주위에서 끝없이 유혹을 보낼 것이고, 현실에 안주하게 되거나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리라 본다. 이런 것들을 뿌리치고 기업을 창업하면서 가졌던 철학과 가치를 꾸준히 이어나간다는 것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일이다. 안철수님은 이 책에서 이런 점을 상당히 강조한다.

영속하는 성공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의 핵심가치와 비전을 정립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후 이것을 "영혼이 있는 기업 만들기"라고 정의하고 안철수연구소의 직원들과 함께 이를 찾기 위해 고민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로 "우리의 존재의미와 나아갈 길"을 만들게 된다. 간단히 정리해보면

  • 우리 모두는 자신의 발전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한다.
  • 우리는 존중과 신뢰로 서로와 회사의 발전을 위하여 노력한다.
  •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 우리의 존재 의미는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한다.

욕심쟁이 우후후! :-)

안철수님의 글을 보거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이 분은 항상 열심이고 바르게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도 "끊임없이" 혹은 "꾸준히"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그만큼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이 책을 통해 벤처기업을 경영하는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 자신이 직접 몸으로 부딪혀가며 익힌 정보들을 아낌없이(?) 풀어놓고 있으니 경영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많은 경영서에서 말하는 것들을 직접 겪은 경험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어 우리의 현실에 맞지 않을까 싶다.

다른 책에서도 많이들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이 책에서도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이 우선이어야 하며, 서로 신뢰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하고, 서로의 발전을 생각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회사마다 인재상은 다르고 절대적으로 올바른 기준은 없지만, 물질적인 성취감보다 정신적인 성취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사실 이런 문제는 인간 내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것은 힘들 것이다. 그래서 이를 위해 많이 대화를 해야 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특히 양적인 면의 비교에는 거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다. 다만, 진정한 비교의 대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사이에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도 지나치게 남과의 양적인 비교에 골몰하거나 민감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심지어 군중심리나 유행현상의 부정적인 측면도 근본적으로는 타인과의 양적 비교에서 비롯된다면 지나친 생각일까.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 안철수 지음, 김영사, 2001년 8월, 266쪽.

절대 옳은 말씀이다. 진정 안철수님은 성인(聖人)이란 말인가! 어찌 사람이 다른 사람과 양적인 면에서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있는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나 같은 보통 사람은 안철수님의 생각을 따라가려다가 가랑이가 찢어지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그리고, 안철수님은 이 책에서 남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배려의 의미는 상대의 발전을 자극하고 도와주는 마음과 태도라고 생각하고, 배려의 모습에는 아래와 같은 것이 있다고 말한다.

  • 이해하는 마음
  • 남에게 피해 안 주기
  • 다양성 인정하기
  • 상대방의 말 경청하기
  • 사심없이 대하기

이것을 보며 내가 다른 사람을 얼마나 배려하고 있는지 반성하게 된다. 겉으로는 다른 사람을 배려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경우가 너무 많다. 반성 또 반성!

재미있게 읽었고, 읽고나서 뿌듯했다. 알 수 없는 충족감과 함께 많은 생각들이 머리 속을 헤집고 다닌다.

  1.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 눈길을 끌기 위해 현란한 제목을 달아놓은 글들을 보면 심히 짜증난다! 속칭 낚시성 글들! [본문으로]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링크  (0) 2009.09.09
사람을 얻는 기술  (5) 2009.09.07
육일약국 갑시다  (12) 2009.09.02
E=mc²  (4) 2009.09.01
아웃라이어  (2) 2009.08.29

직장인을 위한 전략적 책읽기

책읽기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요즘이야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 책 읽는 시간이 많이 생기는 행운 덕분에 책을 조금 읽고 있지만, 일부러 시간을 내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아직도 어렵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른 일보다도 책읽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책 읽는 것에 열심히 투자하는 분들도 많다. 이런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존경스럽기까지 한다.

이 책의 지은이들 또한 평범한 직장인들이지만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나름대로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멋진 일이 아닐 수 없다. 나처럼 그냥 읽고 싶은 책 혹은 손에 잡히는 책을 읽는 것보다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으로 책을 읽는 분들을 보면 이런 점들은 배워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나눠져 있다. 처음에는 "어떻게 책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다음에는 직장인이라면 읽어봐야한다고 생각하는 책들을 간단한 요약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난 상당히 난잡하게 책을 읽는 편이다. 책을 읽고서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힘들어하고 또 어떤 책을 읽을 지 선정하는 것에도 그때 그때 마음 가는 데로 읽는다. 하지만, 책을 좋아하는, 그리고 책을 많이 읽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어보면 이런 계획 없는 방법보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책을 읽고 이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 이 물음에 대해 지은이들은 다음과 같은 답을 내놓았다.

  1.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지식을 쌓을 수 있다.
  2. 정보 독해력을 높여준다.
  3. 간접경험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4. 개인적인 능력을 향상시켜준다.
  5. 독서를 하면 동기부여가 된다.
  6. 목표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다지 새로울 것은 없어보이지만, 우리는 이런 것들을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더 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다섯가지 분류에서 네권씩의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1. Red - 열정의 불꽃을 피우자
    • 생각의 법칙10+1
    • 목표, 그 성취의 기술
    • 멘토
    •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
  2. Gold - 성공의 금맥을 찾아서
    •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
    • 이 땅에 태어나서
    • 코끼리를 춤추게 하라
    • 정문술의 아름다운 경영
  3. Blue - 푸른 바다 지평선을 향해
    • 1등 기업에는 있고 2등 기업에는 없는 것
    • 미래를 경영하라
    • 블루오션 전략
    •  실행에 집중하라
  4. Green - 초록빛 지식 들판을 걸으며
    • NEXT ECONOMY
    • 보랏빛 소가 온다
    • 차별화의 법칙
    •  마케팅 반란
  5. White - 흰 도화지에 채워넣을 것들
    • 보이지 않는 대륙
    • 위대한 승리
    • 티핑 포인트
    • 세상의 모든 굼벵이들에게

이 책들 중 이미 읽은 책은 책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어서 좋았고, 읽지 않은 책들은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있다. 책에 대한 요약과 설명은 여러 모로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좋은 책들을 소개해주신 이 책의 지은이들에게 감사한다. 이 책을 통해 책읽기에 대한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된 것 같아 행복하다.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금 당장 경제공부 시작하라  (6) 2009.08.26
꿈, 희망, 미래  (2) 2009.08.21
어린왕자의 귀환  (3) 2009.08.18
티핑 포인트  (2) 2009.08.15
포지셔닝  (4) 2009.08.14

내 블로그 내 마음대로 운영하는데 누가 뭐라고 하는가?

난 소심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이 불쾌하게 느낄만한 말을 하는 것이 상당히 조심스러우며, 말 한 마디를 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이 말을 어떻게 느낄 것인가 조심하게 된다.

내 본래 블로그가 있음에도 이렇게 새로운 블로그에 글을 적는 것도 이렇게 조심스러워하며 하지 못하는 말들을 마음껏(?) 지껄여보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이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상처 주는 것은 최대한 피하고 싶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나 같지는 않은가 보다. 어떤 이들은 감정 조절 없이 지금 당장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들을 지껄이는데 조금도 망설임이 없다.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막말할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만약 얼굴 맞대고 이야기하면서 그런 말들을 한다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익명이라는 가면 뒤에 숨어 막말하고 욕설 하는 사람을 보면 분노를 느낀다.

만약 내가 운영하는 블로그나 나에게 관리 권한이 있는 커뮤니티라면 그런 글들을 절대 남겨두지 않는다. 보는 즉시 이런 글들은 삭제하고 심한 경우 IP를 차단한다. 비판과 수긍할 수 있는 비난은 충분히 감수할 수 있지만, 인신 공격과 욕설, 그리고 비난을 위한 비난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이건 내가 컴퓨터 통신을 하던 1991년부터 지켜온 나만의 운영 철학이고,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온라인 상에서 욕설과 인신 공격 등을 극도로 싫어하기는 하지만, 비판과 건설적인 비난을 받아들이지 못할만큼 소인배는 아니다. 토론을 즐기는 걸 좋아하는데, 잘 정리된 생각들을 통한 토론은 정신 건강과 안목을 상당히 높여주기 때문에 아주 좋아한다. 이 과정에서 잘못된 내 생각에 대한 비난과 비판은 충분히 받아들일 용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나와 다른 것이지, 틀린 것이 아니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틀린 생각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나도 사람이기에 내 생각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을 보면 살짝 기분이 나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 생각이 틀렸다고 말할 자신은 없다.

가끔은 이런 비판과 긍정적인 비난조차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아이고,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이게 지금 당장은 기분 나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다 약이 되는 말들입니다." 내가 백번 이런 말들을 지껄인다고 해서 그 사람이 "아에,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할까?

뭐 어찌 하겠는가. 그 사람이 그런 것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데 내가 그 생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요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대부분 그런 경우에는 살포시 무시하게 된다. 이후로는 그 사람과 가급적 상종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엮여봐야 나만 피곤하니까.

어떤 블로그에 가면 아래에 적었던 인기 블로그가 되는 방법을 아주 착실히 적용하는 경우도 있다. 즉, 자신에게 불리한 글은 적절히 삭제하고 IP를 차단한다. 심지어 댓글을 입력을 막아놓은 블로그도 있었다. 이런 블로그를 보면 난 그냥 무시한다. 구독하던 피드를 취소하고,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았던 링크를 가볍게 삭제해준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하든 다른 사람이 모를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온라인 상에서는 이 모든 것이 기록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정의의 사도라도 되는 양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열심히 설교하고 내 생각을 전파할려고 노력한 적도 있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자 그럴 필요가 없다고 느끼게 되었다. 차라리 원숭이를 훈련시켜서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이 더 빠르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보통 이런 생각들은 그 사람의 인격과 철학 위에서 발전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바탕이 되는 인격과 철학에 큰 변화가 있지 않고서는 어떤 현상이나 사물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대화를 시도는 해보되, 말이 통하지 않을만한 사람이라면 그냥 무시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듯 하다. 이런 것 말고도 세상에는 내 골치를 아프게 하는 일이 많은데, 이런 일에 쓸데 없는 노력을 하고 시간을 들인다는 것이 한없이 아깝게 느껴진다. 아래 글에서 적었듯 대중은 절대 미련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