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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8 티맥스라는 회사에 대한 실망 20
  2. 2009.06.06 가벼운 블로그 6

티맥스라는 회사에 대한 실망

지난 글에서 말했지만, 난 그래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운영체제를 개발한다는 티맥스에 조금이나마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 있었던 티맥스 발표회를 본 후에는 실망만이 남는다. 어제 그들이 한 것은 제품 발표회가 아니다. 어제 그들이 한 것은 한낫 쇼에 불과하다. 그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그런 의미없는 쇼를 할 생각을 하다니, 그들은 참 대단하다.

이건 얼마나 잘 개발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의 신뢰에 대한 문제이다. 운영체제 개발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는 것은 프로그래밍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동작하는 운영체제를 개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Microsoft나 Apple에서도 새로운 운영체제가 나올 때마다 문제가 발생하고 수시로 버그 수정을 한다. 따라서 이건 창피한 일은 절대 아니다. 문제는 그걸 숨긴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잘 돌아가는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이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개발자나 개발 회사에서는 항상 이런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대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어제 발표회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운영체제를 숨기기 위해 상당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차라리 그런 발표회를 하지 않거나 연기하는 것이 옳은 일이었겠지만, 이미 확정된 일정이라 그리 하지 못한다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정직하게 자신들의 문제점을 밝히는 게 그리도 어려웠을까? 투자자들이 떨어져나갈 것이 두려웠나? 어차피 대다수 국민들은 대충 그렇게 발표해도 속을 것이라 확신하고 그런 허무맹랑한 발표회를 준비한 건가?

이런 제품 발표회가 있었던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해외 토픽감이 아닐런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티맥스라는 회사에 대한 많은 비난을 있어왔지만, 이번 운영체제 개발에 대해서만은 그들이 지금까지 들어왔던 비난을 벗어나 제대로 된 개발 정책이 있기를 바랬다. 어제 발표회는 이런 바람이 쓸데없는 정력 낭비였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고, 티맥스라는 회사는 그저 입만 살아남은 무책임한 회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었다. 티맥스라는 회사는 양치기 소년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입으로 개발하는 회사가 아니다. 어제 그들이 보여준 쇼는 지금까지 고생한 티맥스 개발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그들의 노력을 거짓으로 만들어버린 몹쓸 짓이다. 그런 회사에 몸 담고 고생하는 개발자들이 불쌍하다. 이래저래 불쌍한 것은 개발자이다.

...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고, 결국 티맥스 윈도는 어떤 식으로든 관공서 등에 설치될 것이다. 쳇! 어제 발표회를 보니 티맥스에서는 다분히 그럴 의도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 정책결정자들이 이런 기업의 제품은 쓰지 말아야 기업들이 정신 차리게 될텐데, 이건 총체적인 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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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블로그

컴퓨터 프로그램의 경우 기능이 많아져서 속도가 느려지면 사람들은 무겁다는 표현을 쓰며 투덜거린다. 나 또한 이런 사람들 중 하나이다. 난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가벼운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필요한 기능만 간단히 구현되어 있는 프로그램들을 좋아한다.

이런 이유에서 구글을 좋아한다. 구글은 필요한 기능만을 부각시켜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 화면에서 많은 기능을 원하는 사람들이나 디자인이 멋있는 서비스를 원하는 사용자는 구글의 이런 철학이 마음에 들지 않겠지만, 가벼움과 필요한 기능을 갖고 있다는 것이 구글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는 어떠한가?

요즘은 블로그에 설치할 수 있는 위젯 등의 부가 기능이 많아져서 블로거들을 유혹한다. 나를 써주세요! 이거 멋있는 거에요! 플래시 등을 이용해서 멋진 디자인과 기능으로 블로거를 유혹하는 기능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기능들을 블로그에 설치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하 .. 지 .. 만 .. 난 왠지 이런 블로그들을 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라고 참견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싫다는 것이다.[각주:1]

그다지 성능이 떨어지는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페이지 로딩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주위에서 다양한 색으로 뽐내고 있는 위젯 등으로 인해 글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진다. 심한 경우에는 글을 읽고 싶지 않아진다.

그래서 나는 RSS로 구독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RSS로 구독을 하다가 좋은 글을 발견하고 블로그를 방문했을 때 왠지 모를 배신감(?)을 느끼며 그냥 나오는 경우도 있다. 이런 못된 성격 같으니라고!

블로그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글 자체가 중요할까? 아니면 멋진 디자인과 기능의 위젯 등이 중요할까?

  1. 방어 정신이 정말 투철하다. 뭔가 다른 사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할 때는 이런 말을 덧붙인다. 쪼잔하게 말이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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