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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9 우리 시대의 선비정신
- 우리 시대의 선비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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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1. 1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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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는 선비를 세력과 지위에 굽히지 않는 존재라 했다. 그는 선비정신을 세속적 권세와 비교하여 이렇게 말했다. "저들이 부유함으로 한다면 나는 인(仁)으로 하며, 저들이 벼슬로 한다면 나는 의(義)로써 하노라." "선비는 필부로서 천자와 벗하여도 참람하지 않고, 왕이나 공경(公卿)으로서 빈곤한 선비에게 몸을 굽히더라도 욕되지 않으니, 그것은 선비가 공경되고 절의가 성립되는 까닭이라."
율곡은 선비를 이렇게 정의한다. "마음으로 옛 성현의 도를 사모하고, 몸은 유가의 행실로 신칙하며, 입은 법도에 맞는 말을 하고 공론을 지니는 자다." '인'의 포용력과 조화 정신은 선비의 화평과 인자함으로 나타나고 예의는 염치의식과 사양하는 마음으로 표현되며, 믿음은 넓은 교우를 통해서 드러난다고 했다.
불의를 볼 때마다 목숨 걸고 간언을 서슴지 않은 명재상 이원익의 청백을 포상하는 뜻에서 인조는 흰 이불과 요를 하사했다. 이부자리를 전달하고 돌아온 승지에게, 임금은 이원익이 어떻게 살더냐고 물었다. "초가에 비가 새고 문틈으로 바람이 듭니다." 임금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궁궐에 든 지 40년, 영의정을 지낸 이가 겨우 초가 두어칸이더냐!" 도승지 이민구의 기록에 따르면, 이원익이 돌아가셨을 때 관을 마련할 여유조차 없어 조정의 도움으로 겨우 장례를 치렀다고 한다. 선비정신은 교육열, 공동체 사랑, 자연과 인간의 공생, 공익 이념, 자기 절제, 통합적 인문 교양을 바탕에 깔고 있다. 에리히 프롬이 후진국과 선진국의 차이는 경제적으로 잘사느냐 못사느냐가 아니라, 국민이 '소유 가치(to have)'를 추구하느냐 '존재 가치(to be)'를 추구하느냐로 가름된다고 말한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이 빠진 뚝배기에 꽁보리밥으로 배 채우고 누더기 이불로 몸 가리는 궁색한 살림이지만, 벗이 오면 차 달일 약탕기 하나, 외로울 때 꺼내 퉁길 거문고 하나, 그리고 머리맡에 책궤 하나, 산과 물을 거닐 나귀 한 마리면 족하다던 김정국의 선비론은 오늘 선진국이 추구하는 ‘단순 인생’과 근본을 같이한다. 조선 선비들의 청빈낙도는 탈속이 고아한 마음에 이르는 전제이며, 욕망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이 깨끗한 삶으로 인도되는 한길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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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한영우는 최근 광화문 문화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00년간 서구화가 진행되면서 물질적 풍요로움을 얻었으나, 정신적 자신감은 상실했다. 때로는 역사의 전면에 나서서 불 같은 정신으로 시대를 호령했고, 때로는 초야에 칩거하며 깊이 있는 사색으로 시대를 떠받쳤던 선비들. 하늘이 무너져도 원칙을 지키며 백성의 삶을 끌어안았고 도덕과 양심을 위해 모든 영광을 미련 없이 포기했던 선비정신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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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일, 문화일보, 2009년 3월.
Copyright © 문화일보. via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9030701032237191002
지난 100년 전의 500년 동안 우리나라의 선비들은 청렴과 강직을 신조로 삼는 "선비정신"에 바탕을 둔 삶을 살았다. 많은 선비들이 왕에게도 직언을 서슴치 않았으며 귀양을 가고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이 정신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재산을 갖는 것을 추한 것이라 생각했으며 그저 하루 세 끼 먹을 수만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비정신은 물질이라는 거대한 풍랑 앞에 허물어진지 오래고, 선비정신을 찾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 취급 당한지 오래다.
시대가 변했으니 캐캐묵은 선비정신을 들먹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아침에 읽은 글 한 구절이 마음 속에 계속 맴돌고 있지만, 과연 지금도 이것이 우리 삶의 기본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 시대에도 선비정신에 바탕을 둔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이 분명 있다. 오로지 물질과 자신의 안위, 출세에 혈안이 되어 있는 우리네들 속에서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의연한 삶을 살고 계신 분들을 보면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과연 그 길이 우리 시대에도 옳은 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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