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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26 아침 출근길의 지하철 풍경 14

아침 출근길의 지하철 풍경

아침 출근길에 3호선과 1호선을 타고 출근하기에 지하철에서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종로3가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나면 자리 잡고 책을 보기 때문에 이 순간부터는 사람 구경을 하지 못하지만, 3호선을 타고 내려올 때는 그 재미있다는 사람 구경을 하며 내려온다.

지하철은 참 많은 사람이 타고 내린다. 하루에도 내 주위에 머물렀다 떠나는 사람이 수십 명은 될거다. 이런 사람들 중에는 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은 다 다르고 각기 다른 행동을 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보이는 것이 DMB나 MP3 플레이어를 듣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DMB나 MP3를 듣고 보는 장치는 모두 다르고, 보는 자세 또한 모두 다르다. 어떤 이는 신문을 보고 있고, 어떤 이는 졸고 있으며, 어떤 이는 책을 보고 있다. 그냥 나처럼 멍하니 사람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도 가끔 보인다.

오늘 아침에는 지금까지는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모습을 봤다. 어떤 여자분이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화장을 열심히 하더라. 시간이 아침이니 고치는 것 같지는 않고 아마도 아침에 늦어서 화장을 다 끝내지 못하고 지하철을 탄 모양이었다. 아니면 집에서 한 화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보충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 아무튼, 그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화장을 하는 모습을 보니 참 신기했다. 아무리 지하철이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흔들림이 적다고 하지만, 그래도 화장을 할만큼은 아닐 것 같았는데, 그 여자분께서는 아주 능숙(?)하게 화장을 하시는 것을 보고 "오! 대단하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언제인가 여자들은 승용차 안에서 화장을 많이 한다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화장을 한다는 것은 그 공간을 개인공간으로 생각한다는 것이고, 여자들은 승용차 안을 개인공간으로 인식하고 그곳에서 화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 지하철에서 화장을 하던 그 여자분은 지하철 객실을 개인공간으로 생각한 것일까? 그럼 난 이 여자분의 공간에 무단침입한 거네? 하하! :-)

중간에 눈 화장까지 하는 것을 보고는 기겁을 했다. 저러다 덜컹해서 눈이라도 다치면 어떻게 하려고 … 화장하는데 능숙해지면 그런 건 그다지 장애요인이 되지 않으려나? 뭐 아무튼  이런 말도 되지 않는 상상을 하며 3호선을 즐겁게 타고 내려왔다. 그 여자분이 나보다 먼저 내렸는지 나중에 내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침에 재미있는 생각과 상상을 하게 해준 그 여자분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보는 사람이야 스릴 넘치고 재미가 있었지만, 그래도 집에서 화장을 하고 나오는 게 낫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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