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에 해당되는 글 4

  1. 2010.01.18 과학의 두 얼굴 4
  2. 2009.12.28 경건한 지성, 매일 읽는 365가지의 지혜
  3. 2009.12.14 윤달은 어떻게 정할까? 4
  4. 2009.05.31 블로그 형식에 제한이 있는가? 6

과학의 두 얼굴

좋은 의도로 만든 것이라 할 지라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차이가 크다. 칼이 그렇고 핵이 그러며, 암모니아가 그렇다.

오늘 날아온 "과학향기"에는 암모니아를 저렴하게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노벨화학상을 받은 프리츠 하버의 이야기가 있었다. 암모니아는 질소 비료를 생산하기 위해 재료로 사용된다. 인구가 늘어남에 따라 식량난은 점차 심해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질소 비료를 대량 생산할 필요가 생긴다. 질소 비료에는 질소화합물이 들어가게 되는데, 질소화합물은 인공으로 합성하기 힘들었고 초석에서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점차 초석이 고갈되어가자 질소화합물을 만드는 방법을 찾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하게 된다. 마침내 프리츠 하버에 의해 암모니아를 합성하는 방법이 개발되고 이를 통해 질소 비료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 덕분에 인류의 식량난을 많은 부분 해소하게 된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자 이 기술은 독일에 의해, 프리치 하버에 의해 무기를 만드는 기술, 독가스를 만드는 기술로 발전한다. 독일의 패전 이후 프리츠 하버는 전범으로 낙인 찍히고 도망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노벨상까지 받은 위대한 과학자에서 전범으로 전락하여 방랑자 신세가 된 프리츠 하버. 그의 인생은 과학의 양면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 할 것이다.

좋은 것을 좋은 것이게끔 하는 것, 그건 결국 그걸 사용하는 인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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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지성, 매일 읽는 365가지의 지혜

매일 매일 뭔가 한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력이 요구되며 하기 싫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야할 일들이 있기 마련이다. 하기 싫지만 해야하는 일들, 우리 인생에서 이런 일들은 하나의 족쇄가 되어 삶을 짓누르기 쉽상이다. 만약 매일 매일 하는 것이 즐겁다면 우리는 그것을 즐기며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즐기며 할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결국 그마저도 매일 해야 한다는 자신 혹은 누군가와의 약속의 무게 때문에 지쳐버리지는 않을까?

『경건한 지성』, 이 책을 받아들고서 들었던 생각이다. 이 책은 기도서의 형식을 닮아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읽은 수 있는 삶의 지혜를 일년 동안 꾸준히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책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분야는 요일에 따라 다르다, 첫째주 월요일, 역사를 시작으로 해서, 문학, 미술, 과학, 음악, 철학, 그리고 일요일에는 종교에 대한 글을 읽는 것까지 일주일 동안 일곱 가지의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처음 이 책을 받고 이 책의 구성과 담긴 내용에 대한 글을 읽고서는 나도 이 책을 머리맡에 두고 일 년 동안 꾸준히 읽어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결국 단 며칠만에 실패하고 말았다. 책을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일주일 동안 이 책을 읽은 느낌을 오늘 정도 써야지 마음 먹었지만, 지난 주말 동안 이 책을 집어들고서 다 읽어버린 것이다. 아껴두고 조금씩 조금씩 베어먹는 과자처럼 오래도록 이 책의 진국을 뽑아내고 싶었는데 안타깝다.

쉽게 이야기해서 이 책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이 알아두면 좋을, 아니 알아두어야 할 상식 수준의 이야기들이다. 징기스칸, 아리스토텔레스, 윌리엄 포크너, 레오나르도 다 빈치, 잔 다르크,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 나폴레옹 등 중근대 시대에 살아있던 선인들의 이야기들, 사회계약, 낭만주의, 회의주의, 공리주의, 표현주의, 도덕적 상대주의 등의 시대를 풍미했던 사상과 이론들, 조로아스터교, 종교개혁, 마리아 막달레나, 탈무드 등 종교에 대한 이야기들, 이런 내용들을 담은 한 쪽 분량의 이야기들의 365편이나 들어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아마도 철학에서 가장 유명한 명제는 르네 데카르트의 저서 『방법서설』에 나오는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일 것이다.

데카르트가 내린 이 유명한 결론은 자신이 믿고 있는 모든 것을 철저하게 의심해 본 결과 도출된 것이다. 데카르트는 분명히 참임을 알 수 없는 모든 믿음을 배제하는 데서 출발했다. 예를 들어, 감각을 속일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감각적인 경험의 세계에 관한 믿음은 배제했다. 하지만 절대 의심할 수 없는 것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데카르트는 자신이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을 의심하는 것 자체도 이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따라서 데카르트는 자신이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하다면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도 확실하다고 보았다. 데카르트는 이렇게 의심할 수 없는 하나의 믿음, 즉 자신의 존재에 대한 믿을 발견했다.

경건한 지성, 데이비드 S. 키더ㆍ노아 D. 오펜하임 지음, 조세형ㆍ김태규 옮김, 하서, 2009년 11월, 119쪽.


이렇게 분량이 많다보니 세계사에 등장하는 상당히 많은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그것도 길고 상세한 설명보다는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정도의, 읽는 데 몇 분 걸리지 않을 정도의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하루에 한 쪽씩 읽는데 큰 부담이 없을 정도이다. 하루의 시작을 혹은 하루의 마무리를 이 책과 함께 하기에 전혀 부담되지 않을 내용과 분량이다.

정언명령

… 또한 칸트는 도덕률을 몇 가지로 정식화했는데, 그 중에서 보편법칙의 정식이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칸트는 이 보편법칙의 정식을 "네 의지의 준칙이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행위하라."라는 말로 설명했다. 여기서 준칙이란, 어떤 행동을 야기하는 규범을 말한다. 예를 들면, 여러분이 만약 남에게 돈을 빌리고 나중에 갚겠다고 거짓말을 한다면 여러분의 준칙은 '거짓말을 해서 돈을 구해라'가 된다. 하지만 이 준칙은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 타당하지 않으므로 그것에 따른 행위는 도덕률을 위반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빌려간 돈을 갚기로 약속한 후 이행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서 돈을 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돈을 갚겠다고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준칙을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 따라서 이것은 도덕률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경건한 지성, 데이비드 S. 키더ㆍ노아 D. 오펜하임 지음, 조세형ㆍ김태규 옮김, 하서, 2009년 11월, 253쪽.

이 책은 한 번 읽고 다 읽었다고 말할 수 있는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난 이 책을 머리맡에 둘 생각이다. 하루의 시작을 이 책과 함께 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하루의 마무리를 이 책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새해의 첫번째 계획인 셈이다. 내년 한 해 동안 최대한 많은 날을 이 책과 함께 하고자 한다. 얼마나 지킬 수 있을런지 장담하기는 힘들지만 내게 부족한 넓은 세상을 보는 눈을 이 책을 통해 채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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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은 어떻게 정할까?

오늘자 과학향기에서 재미있는 내용을 보았다. 글 제목에 있는 것처럼 음력 윤달을 정하는 방법에 대한 글인데, 음력을 그리 자주 쓰지는 않지만 어르신들 생신이나 제사 때문에 음력을 세야 하는 우리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음력은 달의 주기인 29.5일을 기준으로 정해진단다. 그래서 음력 1년은 우리가 기준으로 삼고 있는 태양력의 365일보다 11일 짧은 354일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대략 19년에 7번 정도의 윤달을 넣어서 이 차이를 맞춰준다.

본문 내용을 그대로 옮기자니 그건 좀 그렇고 요약해서 정리하자면, 윤달을 정하는 방법은 아무렇게나 막 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와 같은 규칙이 있다고 한다.

  1. 음력 한 달에 24절기 중 하나만 들어있는 달이 윤달의 후보가 된다.
  2. 음력 2월에는 춘분, 음력 5월에는 하지, 음력 8월에는 추분, 음력 11월에는 동지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므로 이를 고려한다.
  3. 위와 같은 조건을 갖는 첫 번째 달 바로 뒤에 윤달을 넣는다.

어째 상당히 복잡해 보인다. 아마 우리 세대 이후에는 음력으로 생일을 쇠는 경우는 별로 없을 것이다. 덕분에 음력의 쓰임새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음력으로 된 기념일 챙기는 것도 점점 어려워진다.

블로그 형식에 제한이 있는가?

아마 많은 분들이 블로그 형식에는 제한이 없다는 것에 동의할 것이다. (설마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블로그는 어떻게 어떻게 운영해야 한다라는 글을 보곤 한다. 이런 글들에는 좋은 이야기들이 많다. 그렇다고 우리가 모두 그 글의 내용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면 블로그에는 형식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마음 편하게 자신의 블로그를 채워나가면 되지 않을까.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기 위해 적는 것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내 글을 보아줄 다른 사람의 생각해서 글을 적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블로그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에는 예의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블로그라고 하지만, 예의에 어긋나는, 상식에 어긋나는 글을 적는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이건 내가 길거리를 가며 무슨 생각을 하거나 중얼중얼 거리던 상관 없지만, 고성방가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을 줄 욕설 등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나를 위한 블로그인가? 다른 사람을 위한 블로그인가?

만약 다른 사람을 위한 블로그라면 철저하게 이곳을 방문할 사람을 위해 생각하고 글을 써야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냥 편하게 블로깅하자. 수시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그러면서 자신의 생각도 정리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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