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해당되는 글 4

  1. 2009.12.13 모범시민 2
  2. 2009.11.23 주말의 고속도로 8
  3. 2009.08.17 안일한 생각 덕분에 돈을 쓰다! 16
  4. 2009.05.11 RSS 리더에 쌓인 글들을 보며 2

모범시민

오랜만에 본 영화! 주말에 영화를 보러 가자고 해서 영화관에 가서 상영하고 있는 영화 중에 고른 영화가 이 영화인데, 보고 난 느낌은 실망스럽다.

이 영화는 한 가장의 복수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날 찾아온 한 가정의 불행, 집에 강도가 침입해서 자신도 칼에 찔리고 아내와 어린 딸은 강도에서 강간 당한 뒤 살해 당한다. 그런데, 이 범인들은 불합리한 사법시스템에 의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게 된다. 이에 격분한 남자는 10년 동안 절치부심하여 이런 사법시스템에 복수한다. 말은 불합리한 사법시스템에 대한 복수라고 하지만, 그게 그리 마음에 와닿지는 않는다. 영화를 보며 느낀 것은 사법시스템에 대한 복수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원한에 대한 복수라고 하는 편이 더 옳은 것 같다. 왜 굳이 이런 포장을 한 것인지 의문이다.

영화의 부분 부분을 쪼개놓고 보면 그럭저럭 볼 만하다. 문제는 영화의 전체 흐름이 처음에는 너무 비약되었고 마무리는 상대적으로 허무하다. 영화의 전체 흐름도 그리 깔끔하지 않다. 그리고 이야기의 발단이 되는 소재도 썩 보기 좋은 것이 아니었다. 만약 이런 내용이라는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보러 가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상당히 잔인한 영화다. 영화 장면 장면은 그렇게 잔인하다고 하기에는 힘들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따라가며 각 장면들을 보면 잔인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을 한 것은 참 드문 일인데, 이 영화가 한 남자의 복수극을 그리고 있고 그 복수하는 방법이 그다지 마음을 끌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더군다나 이 영화가 15세 이상 관람가라는 것이 의문이다. 이 정도 영화라면 19세 이상으로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영상 자체가 잔인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영화를 보다 보면 그 흐름 상 잔인한 장면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영화를 보면서 깜짝 깜짝 놀란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영화 등급은 단순히 화면에 나온 영상만 보고 판단하는 것인가? 영화 등급을 매기는 사람들은 과연 이 영화를 제대로 보기는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영화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심리와 생각을 따라가며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하기에도 뭐한 어중간한 영화이다. 급하게 영화를 고른 것이 실수였다. 차근차근 다른 분들의 평도 읽어 보고 골랐어야 했는데 말이지!

주말의 고속도로

요즘 주말 고속도로는 차들이 참 많다. 일요일 저녁에는 서울로 올라가는 차들이 아주 많아서 광주에서 서울까지 다섯 시간에서 여섯 시간 정도 걸린다. 보통 차 막히지 않으면 광주에서 서울까지는 세시간 삼십분 정도 걸리는 거리이다. 이렇게 차들이 막힐 때 어김없이 보이는 것은 줄줄이 서 있는 관광버스들. 덕분에 휴게소는 등산복을 입은 아저씨 아주머니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제 비도 오고 날씨도 추워져서 단풍도 대부분 떨어졌을텐데 어딜 저렇게들 다녀오시는 걸까?

어제 광주에서 4시 30분 버스를 탔는데, 서울 강남터미널에 내리니 10시 30분이더라. 딱 여섯 시간 걸린 건가. 고속버스 기사님께서는 어떻게든 빨리 가보시려고 빙빙 돌아서 왔지만, 그래도 역부족이었다. 천안에서 딱 걸려서는 거기서부터 서울까지 기어서 왔다. 애쓰신 기사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어제는 버스에 취객이 한 분 타셔서 그 분 덕분에 두 번이나 정차했으니 기사님 심기가 썩 좋지는 않았을 거다.

참 자동차들 많다. 그 많은 자동차들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차 막힐 때보면 온갖 차들이 도로 위에서 한숨을 푹푹 쉬고 있다. 끝없는 자동차들의 행렬, 그 속에서 멍하니 앉아서 그 차들을 보고 있노라면 별별 생각이 다 든다. 이 사람들은 뭐 때문에 이렇게 오랜 시간을 들여 서울로 올라가려고 할까? 이렇게 차가 막힐 줄 알면서도 왜 차를 가지고 나오는 걸까? 저 사람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옆에 앉은 신혼부부처럼 보이는 남녀 한 쌍은 비행기나 기차를 타지 않고 어째서 고속버스를 탔을까?

불 켜놓고 책 읽는 것도 지겨워져서 MP3에서 나오는 음악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앉아 이런 저런 생각들을 참 많이 했다. 아까운 시간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망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좋기도 하다. 서울 올라와 정신 없이 살며 비록 망상이기는 하지만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얼마나 가졌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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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일한 생각 덕분에 돈을 쓰다!

지난 주말 광주에 내려갔다 어제 저녁에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내려갈 때는 일이 있어 다른 분의 차를 타고 남원까지 갔다 광주로 가서 그다지 힘든 것은 없었지만, 일요일 저녁에 서울에 올라오는 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탓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어려움(?)을 겪었다.

주말에는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기차표 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버스로 올라올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일요일 저녁, 거기다가 휴가철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지하철이 끊기기 전까지만 서울 도착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느긋하게 집에서 나와 터미널에 도착하니, 자리가 있는 버스 출발 시각이 두시간 후라고 한다.

일요일 저녁에 서울 올라가는 것은 처음이라 이렇게 서울 올라가는 사람이 많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상당히 난감했다. 하지만, 잘 하면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서울 도착할 수 있을 듯 싶어 표를 사고, 혹시나 있을 지도 모를 대기석에 희망을 걸고 한시간 30분 동안 대기자 줄에 서서 기다렸다. 기다리다 답답하여 직원에게 혹시 임시 버스라도 들어오지 않느냐고 물어보았지만, 이미 이전에 임시 버스를 몇 대 보낸 탓에 이제 더 이상 임시 버스는 배차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런! 서울 올라가면 지하철이 끊기겠구나!

다행히 8시 버스에 대기 좌석이 생겨서 그 버스를 타게 되었고, 잘 하면 마지막 지하철 시간에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 천안을 지나 안성에서부터 버스가 밀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늦은 밤 시간이라 버스 전용 차선도 적용되지 않는다! 오, 이러면 아니 되옵니다!

결국 버스는 1시간 연착을 하고, 시계는 1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서울 지리에 익숙치 않은 탓에 시내버스를 타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 같아 그냥 택시를 타고 집으로 들어갔는데, 택시비도 만만치 않더라. 생각하지도 않았던 돈이 나가니 무척이나 아까웠다. 이래서 서울이 싫다! 사람 많고, 차 많고, 복잡하고!

미리 고속도로 교통 상황 등을 확인하고 예약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건데, 고생 한 번 하고 크게 배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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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SS 리더에 쌓인 글들을 보며

주말 동안 RSS 피드들을 읽지 않았더니 200개가 넘는 글들이 쌓여있다. 구독하는 피드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인지라 하루 정도만 읽지 않아도 새로운 글들이 쌓여 나를 짖누른다. 아니, 이 분들은 주말도 없단 말인가!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왜 다른 블로그나 미디어의 피드를 구독하는 것일까? 처음 구독 신청할 때는 뭔가 새로운 정보를 얻고, 유익한 정보를 얻을 것 같기 때문이다. 구독하는 동안 꾸준히 좋은 이야기들과 유익한 정보를 알려주는 피드도 있다. 그런데, 뭐랄까, 구독하는 피드들 중 상당수는 습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구독은 했는데, 지우기는 아깝고, 평상시에는 진부한 이야기들이 올라오지만, 그래도 가끔은 가슴을 탁 때리는 글이 올라오기 때문에 쉽게 구독 취소를 하진 못한다.

지금까지 피드 구독을 취소한 경우는 딱 한 번이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의 블로그 피드다.

참 좋은 세상이다. 이렇게 쌓여있는 글들을 읽기 싫다면 그냥 "읽은 상태로 표시" 버튼만 눌러주면 된다. 이런 게으름 대마왕!